가수 홍경민의 색다른 공연… 신개념 ‘톡서트’ 관객과 통했다

입력 2011-07-08 17:37


가수 홍경민(35)은 지난 6일부터 매일 밤 특별한 공연을 열고 있다. 바로 토크와 노래를 버무린 신개념 콘서트 ‘톡서트’다. ‘톡서트’는 토크쇼와 콘서트를 섞었다는 의미인데 ‘토크’ 없는 콘서트가 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 그는 무려 공연 시간 절반을 게스트 또는 관객과 대화를 나누는 데 할애한다.

올해로 데뷔 14주년을 맞은 ‘중견가수’ 홍경민이 갑자기 이런 실험적 공연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공연 이틀째인 지난 7일 밤 공연장인 서울 필동 동국대 캠퍼스에 위치한 이해랑예술극장을 찾아 홍경민을 만났다. 300석 규모의 아담한 소극장이었다.

우선 공연을 열게 된 계기를 묻자 그는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콘서트를 고민하다 ‘톡서트’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밴드와 댄서랑 함께 서는 화려한 공연은 많이 했는데요, 언젠가부터 새로운 형식의 콘서트를 열고 싶더라고요. 토크가 공연의 절반이지만 대본도 없어요. 그냥 게스트랑 마음껏 서로 얘길 나누고 관객과도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콘서트예요.”

이날 인터뷰는 무대에 놓인 탁자를 가운데 두고 마주 앉아 진행됐다. 대화를 나누던 중 무대를 둘러봤다. 하얀색 그랜드 피아노 한 대와 기타, 하모니카, 색소폰이 전부였다. 단출했다.

홍경민은 “어쿠스틱 악기만 연주하니 단조롭게 느낄 수 있지만 악기 수를 줄인 만큼 노래에 대한 집중도는 높아진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작은 실수도 전달되는 소극장 공연이 부담스럽지 않은 지 묻자 “소극장 느낌을 좋아한다.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는 기분이 좋다”고 했다.

홍경민의 ‘톡서트’는 화려한 게스트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전날 배우 차태현이 나온 데 이어 이날은 배우 장혁이 무대에 올랐다. 오는 16일까지 계속되는 공연엔 가수 김종국, 방송인 김제동, 전 프로야구선수 양준혁 등이 출연을 약속한 상태다.

홍경민은 “콘서트 게스트라고 하면 보통 가수들이 ‘노래 손님’으로 와서 자기 노래 불러주고 내려갈 때가 많은데, ‘톡서트’는 이런 구분 없이 다양한 사람을 초대할 수 있다. 공연장을 찾는 관객은 새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1997년 데뷔한 홍경민은 2009년까지 10장의 정규음반을 냈다. 군 복무 기간을 빼면 2년 전까지 거의 매년 앨범을 발표한 셈이다. 그런데 11집 발매시기를 묻자 그는 “아직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예전엔 (음반을 안 낸 기간이 길어지면) 마음이 급해졌는데 이젠 아니에요. 시간을 갖고 저한테 조금이라도 더 어울릴 만한 음악 스타일을 찾고 싶어요. 천천히 고민하고 싶어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