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하나원, 탈북자 정착 돕는다

입력 2011-07-07 18:42

탈북자의 정착을 돕는 시설인 하나원이 하나 더 만들어진다. 통일부는 7일 오전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에서 현인택 장관,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 한기호 한나라당 의원, 최두영 강원도 행정부지사와 지역주민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하나원 착공식을 열었다.

현재 탈북자 정착 지원시설은 거의 포화상태다. 통일부에 따르면 1999년 7월 개원한 경기도 안성 하나원(본원)의 교육생 수용 규모는 750명, 민간시설을 임차해 사용하는 양주 분원은 250명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 정착하는 탈북자는 2008년 2809명, 2009년 2927명, 2010년 2376명 등으로 증가 추세이며 올해는 최소한 3000명을 넘길 전망이다. 이 때문에 하나원 본원은 적정 규모를 넘어선 800여명을 수용해 교육해 왔다.

제2하나원은 2012년 말 완공 예정으로 7만7402㎡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의 6개 동으로 연면적 1만5103㎡으로 건립된다. 강의실, 컴퓨터실, 교육관, 생활관, 부대시설 등이 갖춰져 있으며 한 번에 교육할 수 있는 인원은 총 500명이고 1년에 최대 5000명의 탈북자를 수용할 수 있다.

제2하나원 착공식을 기념해 통일부는 탈북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서는 북한을 떠난 지 1년이 넘지 않은 11명이 나서 북한의 피폐해진 사회상을 전했다. 탈북자들은 우선 남한 등 외부에서 지원되는 식량은 대부분 군용으로 전용되거나 국가안전보위부, 노동당 ‘일꾼’에게 돌아간다고 전했다. 휴전선을 넘어왔다는 김모(20)씨는 “주민은 식량이 들어왔다는 소식은 들어도 구경을 못한다. 군부대 비상창고에 공급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신발 장사를 했다는 양모(45·여)씨는 “대한민국이 보내는 식량은 장마당에 왔다 갔다 한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화폐개혁으로 삶이 더 어려워졌다고 입을 모았다. 양씨는 “화폐개혁에 대한 반감이 너무 크지만 서로가 믿지 못하니까 말을 못하는 상황”이라며 “은행에서 800만원을 빌려 1000만원을 가지고 장사를 했는데 화폐개혁 이후 10만원에 팔아야 할 신발을 500원에 팔아야 했고, 은행에서 빚 갚으라고 독촉해 결국 집까지 빼앗겼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정은 후계구도와 관련 “조선시대 군주제를 닮아간다고들 한다. 말하면 정치범으로 몰아가는 상황이어서 말을 못할 뿐”이라며 “해외생활을 많이 한, 고생도 못한 사람이 잘 할 수 있겠나. 주민들은 김정은이 해외에서 살았다는 것도 모른다. 단지 이름이 나왔으니까 후계자가 됐구나 하는 정도”라고 전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