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뉴얼 美 시카고 시장, 공무원-로비스트 고리 끊는다

입력 2011-07-07 18:42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이 공무원 윤리 개혁의 칼을 빼 들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최측근이기도 한 이매뉴얼 시장은 6일(현지시간) 시 공무원들이 1회 50달러(5만3000원), 1년에 100달러(10만6000원) 상당의 선물을 받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윤리 조례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그 이상 받으면 불법 뇌물이다. 이 조례안은 시의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시카고 선타임스는 전했다.

조례안은 로비스트가 시 공무원에 건넬 수 있는 선물 가격을 제한한 것이다. 이매뉴얼 시장은 “로비스트의 시정(市政)에 대한 영향력을 제어하고, 투명한 활동을 위해 윤리 개혁을 단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로비스트 온라인 데이터를 구축해 이들이 어느 공무원에게 어떤 로비를 했는지 그때그때 등록하도록 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과도하거나 음성적인 로비스트 활동을 제한하겠다는 의도이다. 동시에 뇌물 유혹에 빠져들 수 있는 공무원들을 강력히 제어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조례안에는 또 시 공무원들이 로비스트나 로비스트가 운영하는 사업체로부터 개인융자를 받는 걸 금지하고, 선출직에 대한 기부금 내역도 반드시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매뉴얼 시장은 지난달 초에는 시카고 시 전체 공무원 3만4218명의 이름과 직책, 근무처, 연봉 등을 시청 홈페이지에 전격 공개했었다. 공무원들을 투명한 유리상자 안에 집어넣어 납세자들에 대해 책임 의식을 갖도록 한 것이다. 그의 윤리 개혁에는 미국에서 법적으로 용인된 로비스트와 공무원 간의 유착 관계를 끊겠다는 의지가 배어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