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마트 정말 괜찮나… 다시 문 열었지만 손님끊겨 상인들 울상
입력 2011-07-07 18:35
알 수 없는 이유로 흔들려 일시 폐쇄됐던 서울 구의동 테크노마트가 ‘문제 없다’는 긴급 진단 결과에 따라 7일부터 정상 영업을 재개했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출근한 상인들은 손님이 크게 줄어 울상을 지었다.
테크노마트는 진동 원인으로 추정된 사무동 12층 피트니스 센터와 옆 건물인 판매동 11층 4D 영화관을 제외한 전 층이 지난 5일 건물이 흔들린 이후 이틀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7일 오전 9시 서울 광진구가 내렸던 건물 퇴거명령이 공식 해제됐고 상인들은 오전 10시부터 손님을 맞았다. 건물 안팎에는 ‘안전점검 이상없음 판정, 정상 영업 중’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오전 10시 판매동 내부에는 활기찬 음악이 흘러 나왔다. 그러나 상인들의 표정은 전혀 밝지 못했다. 도너츠 매장을 운영하는 정병천(50)씨는 “이틀 동안 문을 못 열어 200만원의 영업손실이 났다”면서 “도대체 누가 보상해줄 거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액세서리 매장 주인 변상길(49)씨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며 “3개월간 안전정밀진단을 한다는데 사람들이 안전발표가 날 때까지 여기를 오겠느냐”고 되물었다.
매장은 한산했다. 각 층 로비에는 1∼2명의 손님만 눈에 띄었다. 다른 상인은 “손님이 평소의 10분의 1도 안 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김모(24·여)씨는 “휴대전화를 보러 나왔는데 사고가 있고 난 다음에 와서 그런지 기분이 찜찜하다”고 말했다. 사무동 28층에서 근무한다는 한 직장인은 “한 달 전에도 건물 내부가 흔들리는 걸 느꼈었는데 이번 안전진단에서 원인이 제대로 안 밝혀져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건물 관리회사인 프라임산업과 광진구청이 상인들의 항의에 밀려 성급하게 긴급 진단을 마무리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건물이 흔들린 원인으로 추정되는 공진현상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진 현상은 내부에서 반복적으로 진동이 발생할 때, 외부에서 가해진 작은 힘에도 그 흔들림이 커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1940년 미국 워싱턴 타코마 다리가 개통 4개월 만에 작은 돌풍에도 공진현상이 일어나 붕괴됐다. 또 2000년에는 영국 런던 밀레니엄 브리지가 공진현상으로 자주 흔들려 일시 폐쇄된 적도 있다.
김형준 서울시립대 건축학과 교수는 “건물 자체의 주파수와 바닥(슬래브)의 주파수, 그리고 기계 등의 주파수가 동시에 일치할 때는 엄청나게 위험하다”며 “진동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안심해서는 안 되며, 과학적인 검증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