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자연 대표회장 인준… 한기총, 안정 속 개혁 선택했다
입력 2011-07-07 21:36
한국교회가 안정 속 개혁을 선택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7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특별총회를 열고 길자연 목사를 제17대 대표회장으로 인준했다. 이로써 3개월간 지속된 대표회장 직무대행 체제는 사실상 해제됐고 조직 정상화의 길에 들어섰다.
특히 총대들은 압도적 찬성으로 “대표회장 선거 및 인준을 둘러싸고 민사 및 형사사건 당사자들은 제소 및 고소·고발을 취하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통과시키고 대승적 차원에서 소모적인 법적 논쟁을 끝내줄 것을 부탁했다. 이에 따라 길 목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일부 인사들은 명분을 잃게 됐다.
이날 267명의 총대들이 6시간 넘게 다룬 주요 안건은 ‘대표회장 당선자 인준’과 ‘정관·운영세칙, 선거관리규정 개정안’ ‘대표회장 선거 관련 소송 취하 권고안’이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은 직무대행 체제를 벗어나기 위한 필수조건인 대표회장 당선자 인준 건이었다. 총대들은 찬성 200표, 반대 67표로 길 목사 체제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대표회장 선거제도는 대폭 손질해 투명성을 높였다. 대표회장 후보 자격은 ‘회원 교단의 총회장이나 회원 단체의 대표를 역임한 자로서 총회 추천을 받은 자여야 한다. 단 교단 추천은 1인에 한한다’로 변경됐다. 대표회장 후보는 교단 크기에 따라 3개 그룹으로 나뉘어 순번제로 배출하며 총대들이 참여하는 총회에서 선출하기로 했다. 대표회장 임기는 1년 단임으로 결정됐으며, 선관위 조직개편, 불법선거 제재안도 함께 통과됐다. 새 선거제도는 내년 1월 총회부터 시행된다. 당연직 실행위원제와 사무총장제는 유지됐다.
길 목사는 “대표회장 인준을 한국교회 정상화를 위한 하나님의 뜻으로 생각하며 기도해 왔는데 깊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며 “일을 더 열심히 하라는 충고로 알고 상처를 잘 보듬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길 목사는 “한기총 해체 논리는 그간에 쌓아올린 공을 인정하지 않고 가정과 회사, 국가에 문제가 있다고 무작정 해체를 주장하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남은 임기가 짧지만 여러 의견을 사려 깊게 경청하며 일을 집중적으로 처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용호 대표회장 직무대행은 3개월간 지속된 법정관리 체제가 사실상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날 총회를 매끄럽게 이끈 김 직무대행은 “길 대표회장에 대한 인준 절차가 평화롭고 적법하게 진행됐기에 적어도 총회 인준 절차 무효 하자는 치유됐다”면서 “조만간 법원이 가처분 취소 절차를 밟아야 직무대행이 종료되겠지만 사실상 제 임무가 오늘로 종료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한기총이 직무대행 체제를 통해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음에 따라 10개월째 직무대행 체제를 밟고 있는 기독교대한감리회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