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당 대표 언행에 요구되는 덕목들

입력 2011-07-07 20:31

집권 한나라당 대표직은 결코 가볍지 않은 자리다. 홍준표 대표는 직설적이고 저돌적인 화법을 구사한다. 때로는 장점으로 거론되지만 집권당 대표라는 자리에서는 분명 달라져야 한다. 홍 대표는 6일 김영삼 전 대통령을 예방해 “저희들이 다 YS 키즈”라며 넙죽이 큰절을 했다. 어른에게 절하는 것은 우리의 미덕이지만 공당의 대표가 큰절로 경의를 표시하는 것은 어딘가 어색하다.

그는 새 지도부 첫날 “앞으로 계파활동을 하면 공천을 안 줄 것”이라고 말해 당내에서 반발을 샀다. 그는 특히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우파 포퓰리즘(인기영합)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국가 재정을 파탄시키지 않는 친서민적 인기영합 정책은 필요하며 그것이 바로 정치”라며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반값 등록금과 서민복지 확대, 전월세 상한제, 비정규직 대책 등은 모두 헌법적 근거를 두고 있는 좋은 우파 포퓰리즘”이라고 주장했다.

취임 후 그의 언행을 보면 경륜 있는 정치 지도자의 진중하고 조신한 모습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 때로는 성급하고 자기 중심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그는 국가 재정과 사회적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은 포퓰리즘으로 지적받고 있는 반값 등록금 정책 등에 대해 그 근거가 헌법에 있다며 견강부회의 논리를 펴고 있다. 한나라당 당헌 당규는 분명히 “집단이기주의와 포퓰리즘에 맞서 헌법을 수호한다…”고 되어 있는데 그는 헌법을 끌어다 붙이고 있다. 조금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경박함과 조급함은 근본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전제하고 “가볍게 처신하는 것은 곧 근본의 중심을 잃어버리는 것이며, 조급하게 떠들어대는 것은 곧 지도자의 본분을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의 투박하고 직설적인 언어와 거침없는 행동은 슬롯머신 사건에서 권력실세들과 폭력배들을 구속시킨 강골 검사의 모습으로서는 모르나 국민에게 신뢰와 믿음, 비전을 보여 줘야 하는 경륜 있는 집권 여당의 대표 모습으로서는 어울리지 않는다.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언행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