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2009년이후 943명 구타로 치료받아… 국방부 감사 “가혹행위 만연”
입력 2011-07-08 00:56
국방부가 지난 3월 대대적인 감사를 벌여 해병대 내에 만연한 구타 및 가혹행위를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토대로 병영문화가 개선됐다면 지난 4일 발생한 인천 강화군 해병대 해안경계부대 총격 사건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가 7일 국회 국방위에 보고한 ‘해병대 구타 관련 감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올해 3월 25일까지 해병대 1사단과 2사단에서 고막천공 등 구타로 의심될 만한 질병으로 치료받은 환자가 총 943명에 달했다. 또 해병대 1사단 사병 503명, 2사단 사병 34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1사단에서 6건, 2사단에서 3건의 구타 및 가혹행위를 추가로 확인했다. 선임병 기수 외우기 등 악습이 구타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국방부는 보고서에서 구타 및 가혹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악습을 금지하고 위반 시 처벌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 수사본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 공모 혐의가 있는 정모 이병에 대한 구속영장을 군 검찰에 신청했다. 아울러 군은 이 사단 소속 A이병이 총격 사건 발생 하루 전인 3일 외박을 나와 자살한 사실을 확인하고 가혹행위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는 A이병의 후배가 트위터에 “해병대에서 구타를 당하던 선배가 자살했다”고 올리면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부대원들을 상대로 조사 중이나 아직 구타 등 가혹행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재발방지 대책으로 입영 대상자에 대한 인성검사를 강화하고 결함이 있는 지원병은 입영시키지 않기로 했다. 또 김관진 국방장관 주재로 이달 중 해병대 병영문화 혁신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관심사병 관리 대책도 강화키로 했다.
노용택 기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