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평창, 성공의 길-1. 동계 스포츠를 키워라] 여러 종목서 제2 김연아 나와야 ‘흥행’ 보장된다

입력 2011-07-07 18:03

평창이 2018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되면서 ‘동계 종목 육성’이 새로운 국민적 과제로 떠올랐다. 올림픽을 안방에 유치해놓고 저조한 성적을 보일 경우 흥행에도 악재가 될뿐더러 동계스포츠 활성화라는 기본적인 유치명분에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하계 종목에 비해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빈약한 데다 선수와 지도자마저 부족하다. 2018년까지 남은 7년 동안 가장 효과적인 투자를 통해 최대의 결과를 거둘 수 있도록 모두의 지혜를 짜내야 한다.

알려진 대로 동계스포츠는 선진국형 스포츠다. 하계 종목과 달리 막대한 인프라를 필요로 한다. 선수 육성에 많은 시간과 돈이 든다. 게다가 하계 종목보다 스포츠과학의 도움을 더 필요로 한다. 빙상, 스키, 스키점프, 썰매, 컬링, 아이스하키 등 종목도 다양하다.

대회를 치르기 위한 인프라는 대회 개막전까지 유치신청서에 밝힌 것처럼 잘 준비될 것이다. 문제는 선수다. 한국은 지난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빙상과 여자 피겨에서 금메달을 따기 전까지 쇼트트랙에서만 금메달을 따냈다. 안방에서 올림픽을 치르게 된 만큼 더욱 메달의 다변화를 꾀해야 할 때가 왔다.

우선 가능한 한 올림픽 시설을 빨리 완공해야 한다. 지금도 봅슬레이 등 썰매 종목과 스키 선수들은 유럽 전지훈련으로 겨우 경기력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알펜시아 경기장에 썰매 트랙이 빨리 지어져야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루지 선수들이 국내에서 스타트 훈련만 하는 초보적인 상황에서 벗어나게 된다.

정선 중봉에 활강과 슈퍼대회전 등을 치를 가파른 슬로프가 완공돼야 알파인 스키 선수들은 홈 이점을 살릴 수 있게 된다. 강릉에 건립 예정인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1곳과 쇼트트랙 경기장 1곳, 아이스하키 경기장 2곳이 완성돼야 여러 종목 선수들이 훈련 시간을 잡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광경도 사라질 수 있다.

안방에 올림픽을 유치했다고 한국이 모든 종목을 다 잘할 수는 없다. 동계 종목의 본고장인 유럽과 북미의 경기력과 시설, 저변 등을 감안할 때 우리의 전략은 특정 종목에 대해 선택과 집중이 돼야 한다.

기존 우리의 강점인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등 빙상 종목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2의 김연아’ 육성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동계올림픽을 두 번 치렀던 일본의 경험도 참고할 만하다. 일본은 동양인 체격으로 경쟁이 가능한 스키점프에 집중 투자해 결실을 거뒀다. 밴쿠버에서 가능성을 발견한 컬링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종목이다.

평창 대회 이후를 겨냥해서라도 장기적으로 동계 종목 선수의 체계적 육성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겨울철 스키 타기가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스키를 비롯한 동계 종목에 대한 국민적 이해도가 과거와 많이 달라진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미 종목별로 체계적인 국가대표 양성시스템이 갖춰져 있지만 선진국 선수 및 지도자들과 잦은 교류를 통해 선진기술을 배워야 한다.

아이스하키의 경우 한국은 일본과의 아시아리그를 통해 큰 발전을 이뤘지만 북미나 유럽과의 교류에도 눈을 돌릴 때가 왔다. 국내 선수들로 힘이 부치면 동계 종목 강국에서 뛰는 한국계 선수들을 영입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 아이스하키 한라에서 뛰는 알렉스 김의 경우가 좋은 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