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입소 600명 중 50명 정도가 관심사병”… 총격사건 국방위 보고

입력 2011-07-07 18:34


지난 4일 발생한 인천 강화군 해병대 해안경계부대 총격사건은 불과 10분밖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총격은 1분이 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총기탈취 시각은 오전 10시∼10시20분이라던 당초 국방부 수사본부의 발표와 달리 오전 11시20분에서 35분 사이였다.

김일생 국방부 인사복지실장은 7일 국회 국방위 긴급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보고했다. 보고에 따르면 김모 상병은 사건 당일 오전 10시45분 정모 이병을 창고로 불러 범행을 모의했다. 김 상병은 오전 7시쯤 다 함께 방송을 보던 중 ○○○이 선임병과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평소 자신만 소외받고 있다는 기분에 자살충동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김 상병은 정 이병에게 총기와 실탄을 가져오라고 했지만 정 이병이 실행에 옮기지 않자 11시20분에서 35분 사이 상황실에서 직접 총기와 실탄을 훔쳤다. 이후 김 상병은 11시40분에서 50분 사이에 12∼13발을 쏘고 수류탄으로 자살 시도까지 했다.

상황실에는 슈미트(관측장비) 운용병이 있었으나 김 상병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는 이들이 지난 6월 초 “휴가 때 사고를 치자”고 뜻을 모았으나 범행은 이날 오전 갑작스레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상병은 자신이 ‘기수열외’를 당한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기수열외’가 될 것으로 보고 두려워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방위 회의에선 군의 관심사병 관리 방식 등을 두고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은 ‘한 달 600명 입소자 중 50명 정도가 관심사병’이라는 유낙준 해병대 사령관의 답변에 대해 “10% 가까운 사병이 김 상병과 같은 사고를 칠 수 있는 등급이라는 말을 너무 태연하게 하신다”고 따졌다.

관심사병 등급 조정 시 전문가가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도 드러났다. 유 사령관은 “(사고가 난) 2사단에는 전문상담사가 2명 있지만, 김 상병을 상담했다는 기록이 없다”고 보고했다.

상근예비역과 함께 근무하는 환경과 조기입대 등도 사고 원인으로 지적됐다. ‘근무 후 누구는 집에 가고, 누구는 부대에 남는 상황도 사고원인 아니냐’는 질문에 유 사령관은 “근본적 이유 중 하나라고 본다”고 답했다. 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해병대는 지원제로 만18세부터 입대가 가능한데, 이는 너무 어린 나이”라고 지적하자, 김영후 병무청장은 “가능하면 18세 입대는 제한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김원철 기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