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꿈을 이루다] 재계 ‘삼두마차’ 끌고 선수위원들 밀고
입력 2011-07-07 02:18
‘삼수’ 끝에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강원도 평창은 과거 두 번의 실수를 거울삼아 인적 네트워크를 총가동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별 맞춤형 홍보 전략으로 유치전을 진행했다.
조양호 유치위원장과 박용성 대한체육회(KOC) 회장, 이건희 IOC 위원 등 ‘삼두마차’가 총성 없는 전쟁을 이끌었다. 누구보다 눈에 띄는 사람은 이 위원이다. 2009년 12월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단독사면을 받은 이 위원은 이후 평창에 올인하다시피 했다. 지난해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 참석을 시작으로 지난달 29일 남아공 더반으로 날아가기까지 11차례 전세기를 띄워 170일간 전 세계를 누볐다. 이동거리는 21만㎞로 지구를 5바퀴 돌고도 남는 거리였다. 이 위원은 이런 노력 끝에 110명 IOC 위원을 모두 만나 평창 지지를 호소했다. IOC 위원을 만나기 위해서라면 다른 일정을 모두 취소하는 열정을 보였고, IOC 위원과 식사하는 자리에서는 미리 그 사람의 이름을 새긴 냅킨을 준비하는 정성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인 문대성 IOC 선수위원은 주로 선수위원들을 맨투맨 방식으로 공략했다. IOC가 1999년 올림픽 유치 문제를 둘러싸고 불거진 솔트레이크시티 뇌물 스캔들 이후 후보 도시와 IOC 위원 간 개별 접촉을 엄격히 금지해온 터라 이 위원과 문 위원의 활약은 평창 유치에 큰 힘이 됐다.
강원도지사 시절부터 평창의 꿈을 실현하고자 10년 넘게 스포츠 외교 무대를 누빈 김진선 특임대사도 그동안 쌓아온 인맥을 바탕으로 IOC 위원들에게 평창 유치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와 강광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부회장, 김나미 국제바이애슬론연맹 부회장,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인 전이경 등 유치위 선수위원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특히 4월 러시아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이후 유치위 홍보대사로 가세한 김연아의 활동은 평창 유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평창이 유치에 성공함으로써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연아가 1984년 사라예보 동계올림픽,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을 석권한 독일 유치위 ‘피겨 여왕’ 카타리나 비트와의 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둔 셈이다.
김연아는 5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후보도시 테크니컬 브리핑에서 IOC 위원들을 상대로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홍보 부스에서도 IOC 위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는 등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벌였다. 김연아는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선정하는 투표에 들어가기 전 가진 최종 프레젠테이션에도 나서 평창의 믿음을 설파하는 데 성공했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더반에서 평창의 승리에 일조했다.
김준동 전석운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