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꿈을 이루다] 더반 적신 ‘환희의 눈물’… 두 번 역전패 한 풀었다
입력 2011-07-07 02:11
“이제부터 2018년 동계올림픽이 아니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입니다.”
평창이 ‘삼수’ 끝에 마침내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자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대표단과 현지를 찾은 400여명의 강원도민들은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7일 새벽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남아공 더반 국제컨벤션센터(ICC) 발표장에서 평창을 호명하자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흰색 머플러를 목에 걸친 100명의 대표단은 ‘와!’ 하는 함성과 함께 두 팔을 번쩍 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유치위원회를 이끌었던 조양호 위원장을 비롯해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김연아 등 프레젠테이션 발표자들과 공식 대표단은 태극기를 흔들며 감격의 포옹을 나눴다. 특히 ‘피겨여왕’ 김연아는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축하를 받자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로게 위원장이 평창을 발표하자, 두 손을 번쩍 들어 환호했다. 이 대통령은 옆자리에 앉은 토비 도슨과 조양호 평창 유치위원장 등 관계자들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도 악수를 나누었다. 이 대통령은 발표 단상으로 걸어가 로게 IOC 위원장과 악수하며 감사의 뜻을 표시한 뒤 발표장을 채운 IOC 관계자들에게 손을 들어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 수고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주최하는 리셉션에 참석, IOC 위원들로부터 축하인사를 받았다.
대표단 숙소가 있는 리버사이드 호텔 야외 대형 화면을 통해 발표 과정을 지켜보던 400여명의 서포터들과 더반 현지 교민 역시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강원도 전역에서 모인 서포터들은 평창을 응원하기 위해 전날과 이날 이틀에 걸쳐 더반에 입성했다. 이들은 평창의 슬로건인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이라는 글귀가 써진 점퍼를 입고 평창의 최종 프레젠테이션과 개최지 발표 순간을 지켜봤다.
초조한 모습으로 이를 지켜보던 이들은 개최지 발표장에 로게 위원장이 등장하자 일제히 그의 입을 주시했다. 주민들 대부분은 간절히 기도하듯 두 손을 모은 채 평창이 호명되기를 기다렸다. 이후 로게 위원장의 입에서 ‘평창’이라는 발음이 떨어지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호텔이 떠나갈 듯 환호성을 질러댔다. 한 강원도민은 “10년 묵은 체증이 확 풀리는 것 같다”며 “그동안 마음고생이 많았는데, 이번 발표로 다 해소되는 것 같다”고 감격했다.
더반=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