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의 세 번째 최종 프레젠테이션은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10여년을 도전해 온 평창의 땀과 눈물이 녹아든 한 편의 감동 드라마였다.
6일(한국시간) 오후 7시5분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국제컨벤션센터(ICC) 세션룸에서 진행된 최종 프레젠테이션은 나승연 유치위 대변인이 처음과 끝을 맡고 조양호 유치위원장, 이명박 대통령, 김진선 유치위 특임대사, 김연아, 문대성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박용성 대한체육회 회장, 토비 도슨 순으로 이뤄졌다. 발표자들은 실수 없이 3~4분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완벽하게 프레젠테이션을 마무리지었다.
특히 평창의 최종 프레젠테이션은 감성적으로 접근했다는 데서 다른 후보도시와 달랐다.
압권은 ‘새로운 지평의 초상’이라는 제목의 클로징 동영상으로 전체 주제를 강렬한 이미지로 담아낸 것이었다. 겨울 스포츠 저개발국 어린이들이 등장해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을 한 명씩 정의해 가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시작됐다.
모래밭에서 아이스하키 퍽을 날리고 스케이트나 스키 대신 롤러를 타는 등장인물들은 동계체육에서 소외된 어린이들을 초대해 체험 기회를 주는 평창의 드림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어린이들이다.
“새로운 지평이 뭔가요?”
“희망이에요. 미래를 보는 겁니다.”
“스포츠의 긍정적인 힘이죠! 새로운 것입니다. 챔피언이 될 기회를 얻는 것이죠.”
동영상이 끝나고 프레젠테이션의 종료를 알리자 IOC 위원들이 즐비하게 앉은 쪽에서 박수 소리와 함께 휘파람 소리가 들렸다.
또 조 위원장은 평창이 콤팩트한 시설과 주민들의 높은 지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준비된 ‘후보도시’ 평창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영어로 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를 천명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제대로 구성되지 못한 1948년 스위스 생모리츠 동계올림픽에 세 명의 스케이터를 보내 동계올림픽과 인연을 맺은 사실을 소개하며 IOC 위원들의 지지를 당부했다.
김진선 특임대사는 앞선 두 번의 유치과정을 이끌었던 주역으로서 두 번의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진전된 평창의 모습을 역설했다. 이미 완공된 경기장을 비롯한 각종 시설과 인프라 등으로 평창이 최적의 올림픽 개최지라고 설명했다. 김 대사는 “지난 세월 동안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열정이 변하지 않고 오히려 강해졌다”며 “강원도민의 소망으로 시작된 것이 이제는 대한민국 국민의 꿈이 됐다”고 강조했다. 김 대사는 프레젠테이션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연단에 들어서며 IOC 위원들로부터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김연아는 동계올림픽을 통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꿈을 꾼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평창이 동계스포츠 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창의 ‘히든카드’ 토비 도슨은 자신의 개인 스토리를 바탕으로 IOC 위원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세 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도슨은 인종차별과 내성적인 성격을 스키를 통해 극복한 후 결국 미국 국가대표로 동계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했던 자신의 인생 역정을 소개했다. 도슨은 선수였던 자신의 경험에 비춰 평창이 새로운 올림픽 개최지로서 최적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IOC 위원들의 지지를 부탁했다. 더반=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더반=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