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는 됐는데…” 박 전대표 향후 행보 관심

입력 2011-07-06 18:44

한나라당 7·4 전당대회 이후 당의 중심추가 박근혜 전 대표와 친박계로 쏠리면서 박 전 대표의 향후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친박 내부에서는 7∼8월 박 전 대표가 이른바 ‘민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얘기가 제법 많이 나온다. 한 핵심 의원은 6일 “박 전 대표가 어려운 서민들의 생활 현장을 찾는 등 민생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되면 독자적인 활동이 쉽지 않고, 연말부터는 사실상 총선 국면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7∼8월을 알차게 보내며 스킨십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최고위원도 “박 전 대표가 수도권과 부산·경남 지역에서 20, 30대 젊은층과 만나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등 자유롭게 활동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당장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격인 이학재 의원은 “상임위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정책 구상을 밝혀왔던 기존 활동 방식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별다른 일정도 없다고 한다.

따라서 박 전 대표는 이전처럼 학자, 전문가 그룹과 만나 민생 관련 구상을 가다듬으며 정중동의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의 가정교사로 알려진 이한구 의원은 “(박 전 대표는) 비정규직 문제, 최저소득계층과 결식아동 등 민생이 매우 심각하다는 문제인식을 갖고 있다”며 “이를 풀 수 있는 책임감 있고 지속 가능한 방법을 찾기 위해 각종 정책의 효과와 재정 문제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새 지도부가 각종 정책에 대한 토론을 시작하고, 8월 임시국회가 열리면서 대학 등록금과 무상급식 등 각종 복지 현안이 제기될 수 있다”면서 “각종 어젠다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자신의 구상을 자연스레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세밀한 방법론까지 제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 측근 의원은 “당과 정부가 호흡이 맞네 마네 하는 상황에서 박 전 대표까지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구체적인 방법을 내놓으면 국민들이 얼마나 헷갈리겠느냐”고 말했다. 친박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박 전 대표가 자신의 비전이나 구상을 전달하는 방법도 논의된다. 국내는 물론 뉴욕타임스, 르몽드, 아사히신문, CNN 등으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소극적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