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태클… 심상찮은 ‘홍준표식 개혁’

입력 2011-07-06 22:04


‘홍준표식 한나라당 개혁’이 시작부터 강한 반발에 부닥치고 있다. 취임 이후 홍 대표가 밝힌 계파 해체, 친서민 정책 강화 등 개혁 비전에 제동을 거는 당내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는가 하면 당직인선 잡음, 정책 충돌 분위기도 감지된다.

중진 의원들은 6일 홍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좋은 우파 포퓰리즘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것을 문제 삼았다. 정몽준 전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당 정강·정책의 전문을 보면 ‘집단이기주의와 포퓰리즘에 맞서 자유주의와 시장경제를 재도약시키겠다’고 돼 있다”며 “홍 대표가 2005년 혁신위원장으로서 정강·정책을 만든 만큼 잘 수호해 달라”고 주문했다.

홍 대표가 전날 “계파 활동을 하면 공천을 안 주겠다”고 한 ‘깜짝 선언’에 대해서도 중진 의원들은 “계파 문제는 계파에 참여하지 말라고 윽박지르는 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이윤성 전 국회부의장은 “새 지도부의 첫마디가 참 으스스하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또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사실상 당론으로 결정된 법인세 추가감세 철회에 대해 당론을 다시 수렴하겠다고 밝혀 신주류 원내지도부와의 충돌을 예고했다. 한나라당은 주요 정책을 둘러싼 입장차를 좁히기 위해 최고위원과 원내대표-정책위의장단이 10일 워크숍을 열고 ‘끝장 토론’을 벌이기로 했다. 홍 대표는 “당분간 당에 토론의 장이 이뤄질 것”이라며 “그동안 한나라당이 안정을 외치다 보니 공동묘지의 평화가 왔는데, 지금은 남대문시장터의 치열함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홍 대표는 검찰총장을 비롯한 정부 인선과 관련, “병역과 탈세,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사람을 내세우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 선출 후 전화 통화에서) 이재오 특임장관이 ‘참 잘됐다’고 하더라. 당 대표가 됐으니 자주 만날 것이고, 이 장관과는 갈등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홍 대표는 당 대변인에 재선의 김기현 의원을, 대표 비서실장에 초선의 이범래 의원을 사실상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재선의 김정권 의원이 사무총장으로 유력하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홍 대표의 당직 인선 구상이 구체화되자 최고위원들은 홍 대표 선거 캠프 인사들이 포진했다며 반발했다. 당직 인선을 두고 지도부가 충돌했던 1년 전 모습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홍 대표와 최고위원들의 오전 비공식 조찬 간담회에서 원희룡 최고위원은 “차기 공천을 해야 하는 자리인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을 캠프 인사가 맡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고, 다른 최고위원들도 캠프 인사가 대표비서실장 외에 다른 당직을 맡는 데 반대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안상수 대표 체제’ 출범 당시 최고위원이었던 홍 대표는 “캠프에 참여한 의원을 당직에 인선하는 것은 당직 매수행위”라고 비판했었다.

한장희 유성열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