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호 평택대 교수 “복무장병 5%가 정신·심리적 문제 김상병 개인 사례로 봐선 안돼”
입력 2011-07-06 18:38
“이번 사건을 김모 상병 개인의 정신적인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됩니다.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평택대학교 상담대학원 차명호(48·사진) 교수는 지난 4일 해병대 해안경계부대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에 대해 “군내에 집단따돌림이나 가혹행위 등이 근절돼야 하지만 김 상병처럼 부대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병사들에 대한 전문적인 관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랜 기간 군부대 상담교육을 해온 차 교수는 “김 상병이 스스로를 통제가 안 된다고 토로할 정도였다면 지속적으로 전문적인 상담이나 정신적인 치료를 받았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병사들에 대한 전문적인 관리를 할 만한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 병사들을 제대로 분류해 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현재 징병 대상자들 가운데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는 병무청에서 신체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1차적으로 제외되고 신병훈련소에서 다시 한번 인성검사를 통해 점검이 이뤄진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연간 1000명 정도가 각종 검사과정에서 복무부적격자로 분류돼 귀가조치되고 있다. 차 교수는 그러나 “검사 과정에서 심리적인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자신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정직하게 검사에 응하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현재 복무 중인 장병들 가운데 약 5%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일각에서는 10% 정도 된다는 주장도 있다”고 전했다.
병영전문상담관은 현재 육군의 경우 여단급 부대, 해군은 함대사, 공군은 비행단급 부대에만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대다수 일선 부대 지휘관이 정신적인 문제나 부적응 현상을 보이는 병사들을 직접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부대원들의 전투력 향상과 훈련 등을 관장해야 하는 지휘관에게 관심 사병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여력이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차 교수는 “군에서 이런 문제를 스스로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외부의 전문적인 조력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