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해병대 총기난사] “초소 폭파후 함께 탈영하자”… 총격사건 모의 공범 1명 체포

입력 2011-07-06 22:02

인천 강화군 해병대 해안경계부대 총격사건과 관련해 이 부대 정모(20) 이병이 총격사건 주범인 김모(19) 상병과 공모해 수류탄으로 부대 고가초소를 폭파하고 함께 탈영하려 했던 것으로 6일 밝혀졌다. 게다가 정 이병은 김 상병의 범행을 부추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군은 이날 새벽 정 이병을 긴급체포했다.

국방부 수사본부에 따르면 정 이병은 4일 오전 김 상병이 총기와 수류탄을 탈취해 K-2 소총으로 부대원에게 총격을 가하는 동안, 자신은 수류탄으로 생활관 옆 고가초소를 폭파하기로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정 이병은 고가초소를 폭파하지 못했고, 권혁(20) 이병에게 밀려 생활관 밖으로 나온 김 상병이 정 이병이 갖고 있던 수류탄을 들고 창고로 들어가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영수 수사2과장은 “정 이병은 (김 상병과) 최근 ‘우리가 구타를 없애자’면서 범행을 모의했음을 시인했으나 실제 범행에는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추가 공범이 있는지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송영선(미래희망연대) 의원 측은 “의원실이 입수한 ‘총기사고 보고서’에 따르면 김 상병은 상근예비역 김모 일병이 새벽 2시 근무를 마치고 상황실 맞은편 상근예비역 휴식 장소에서 잠을 잔 뒤 열쇠를 조끼 윗주머니에 넣어둔 채 퇴근하자, 오전 8∼10시 김 일병의 조끼에서 열쇠를 훔친 것으로 군은 추정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합참 전비태세실장 이호연 해병소장의 주관 아래 기무사와 헌병대 등 5개 기관으로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사고 부대의 경계작전 기강 및 부대관리 실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한편 총격사고로 숨진 해병대원 4명에 대한 합동영결식이 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연병장에서 해병대장(葬)으로 엄수됐다. 희생자들의 시신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해병대사령부는 이승훈(25) 중사, 이승렬(20) 병장, 박치현(21) 병장, 권승혁(20) 상병 등 해병대원 4명에게 1계급 특진을 추서했다.

영결식에는 유가족과 김관진 국방부장관, 김성찬 해군참모총장, 유낙준 해병대사령관, 해병대 2사단 장병, 해병전우회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유 사령관은 조사에서 “해병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불찰을 고개 숙여 사죄한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