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광장 “우리가 M&A 1위”

입력 2011-07-06 18:31


법무법인 광장이 해외기관 조사 결과 국내 인수·합병(M&A) 법률자문 시장에서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법률사무소를 누르고 처음 1위에 올랐다. 김앤장과 광장은 국내 및 해외 순위발표 기관마다 기준이 다르다며 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6일 미국의 종합 미디어 그룹인 블룸버그가 자체 집계한 올 상반기 한국 M&A 법률자문 순위(거래총액 기준)에 따르면 법무법인 광장이 김앤장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광장은 139억4700만 달러(약 15조원) 규모의 거래를 자문해 99억6600만 달러에 그친 김앤장을 앞섰다. 변호사 규모에서 광장이 김앤장보다 150명가량 적다는 점에서 업계는 놀랍다는 반응이다. 국내 M&A 시장에서 수년간 1위를 지켜온 김앤장이 밀려난 것도 매우 이례적이다. 광장의 시장점유율은 47.5%로 절반에 육박했다. 지난해 4위(점유율 12.3%)에 비하면 대약진이다. 광장이 1위에 오른 것은 올 상반기 최대 M&A였던 신세계의 이마트 기업분할 법률자문(거래규모 약 7조원)을 맡은 덕이 컸다.

법무법인 태평양과 세종이 각각 51억7900만 달러, 26억3100만 달러 규모의 거래를 자문해 3위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5위부터 20위까지는 율촌(10위) 화우(16위)를 제외하면 모두 외국계 로펌이 차지했다.

그러나 김앤장은 해외 기관의 자체 집계일 뿐 국내 기준으로는 여전히 부동의 1위라고 밝혔다. 김앤장 관계자는 “블룸버그는 광장의 신세계 계열분리 자문까지 포함했지만, 이는 경영권이 바뀌지 않는 건이기 때문에 M&A로 보기 어렵다”며 “광장의 상반기 총 거래 15조원 중 신세계 건을 제외하면 1위는 여전히 김앤장”이라고 말했다. 또 “연합인포맥스 등 국내 법률자문 시장을 집계, 발표하는 국내 3개사 역시 광장의 신세계 자문 건을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광장 측은 신세계 이마트 기업분할 자문 건은 M&A에 포함돼야 하고, 이에 따른 광장의 1위 역시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광장 관계자는 “신세계의 이마트 기업분할이 M&A가 아니라는 것은 지엽적인 시각”이라고 반박했다.

남혁상 노석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