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8 동계올림픽] MB “유치과정서 한 약속 꼭 지킬 것”… AFP “감동적 연설”

입력 2011-07-06 22:03

이명박 대통령이 6일 오후(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참석해 2018년 동계올림픽은 강원도 평창에서 열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개최지 선정 투표 직전에 실시된 5분간의 프레젠테이션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는 지난 10년간 대한민국 정부의 최우선 과제였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2018 동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한 모든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발전상과 올림픽 정신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정부 수립 전인 1948년 제5회 생모리츠 동계올림픽에 세 명의 스케이트 선수, 코치 한 명, 임원 한 명을 보내기 위해 국민성금을 모금해야 했다”며 “그러나 40년 후 한국은 88 서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우리는 88 올림픽을 통해 올림픽의 가치를 배웠을 뿐만 아니라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됐다”며 “이제 대한민국은 올림픽을 통해 받은 것을 전 세계와 함께 나누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영어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면서 발음이 어려운 몇 단어는 쉬운 단어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전문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Taught(가르쳤다)’를 ‘Gave(줬다)’로, ‘Eternal(영원한)’을 ‘Beautiful(아름다운)’로 바꿨으며, 영어 원고에 수차례 수정을 거듭했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은 연설 내내 약간 긴장한 표정이었으나, 실수 없이 프레젠테이션을 마무리했다. AFP 통신은 “69세인 이 대통령은 유창한(fluent) 영어로 강하고(powerful) 감동적인(heartfelt) 연설을 했다”며 “4년 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성공적인 소치 유치 프레젠테이션을 연상시켰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에서 더반으로 오는 17시간의 비행시간 동안 전용기 안에서 공식 회의 대신 프레젠테이션에 몰두했다고 한다. ‘목소리가 갈라질 수 있다’고 걱정하는 참모에게 “목소리가 갈라져도 진정성을 갖고 설명하면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박정하 대변인이 전했다.

더반=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