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건물 근무자 “엘리베이터만 타도 무섭다”
입력 2011-07-06 21:41
테크노마트 프라임센터가 알 수 없는 이유로 흔들린 이후 고층건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이나 방문객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다른 고층건물에서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며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지상 55층의 무역센터에서 근무하는 박모(27)씨는 6일 “테크노마트가 흔들렸다는 소식을 들은 뒤에는 엘리베이터만 타도 무섭다”면서 “부모님이 ‘너희 회사 건물은 괜찮냐’며 묻기도 하셨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가장 높은 사무용 건물인 여의도 63빌딩에서 일하는 김모(38)씨는 “크게 불안하지는 않지만 작은 진동에도 민감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내의 대표적인 고층건물 관리자들은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테크노마트 사건으로 인한 별도의 특별점검 움직임도 없었다.
서울 여의도 63빌딩 관계자는 “우리 건물은 시설물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6개월에 1회 육안점검, 3∼5년 주기로 정밀점검과 진단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며 “지난해 실시한 정밀점검과 지난달에 실시한 정기점검에서 양호 등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적으로 점검하기 때문에 테크노마트 사건 이후 특별 추가 안전점검은 실시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테헤란로에 있는 강남파이낸스센터(지하 8층, 지상 45층) 관계자도 “지난달부터 5년마다 실시하는 정기 정밀안전진단을 진행 중”이라며 “테크노마트 사건 때문에 다른 진단을 추가 실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LG트원타워(34층) 관계자도 “1년에 두 차례 국가공인업체에 위탁해 육안점검을 하고 5년에 한 번씩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다”면서 “지금까지 해온 점검 방침에 변화를 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테크노마트 사태를 다른 고층건물로 일반화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권기혁 서울시립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은 테크노마트의 특수한 경우이며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와도 다르다”면서 “건물 구조에 따라 진동이 발생하는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한선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는 “테크노마트 사건을 초고층건물의 특성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면서 “사람들이 흔들림을 느꼈다고 꼭 위험한 것이라 할 수는 없기 때문에 크게 불안해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정부경 유동근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