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6월까진 우람하게 던졌는데… 정우람 혹사 SK 내리막 길
입력 2011-07-06 18:16
SK가 불펜의 핵 정우람이 지쳐가면서 팀 순위도 가라앉고 있다.
SK 정우람은 5일 삼성 전에서 5-2로 앞선 8회 등판, 3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한화와의 경기에서는 왼손 타자 카림 가르시아에게 충격적인 3점 홈런을 허용했고, 2일 넥센 전에서도 8회 등판하자마자 유한준에게 3루타를 얻어맞고 1점을 줬다. 정우람이 이례적으로 3경기 연속 실점하면서 SK는 속절없이 1위에서 3위로 추락했다.
정우람은 세이브 요건을 채운 중간 계투요원에게 주는 홀드에서 독보적인 기록을 쌓아왔다.
올해 12홀드를 보태 개인 통산 104홀드로 이 부문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 하지만 6월 말부터 직구 볼 끝의 위력을 잃기 시작하며 난타당하고 있다. 정우람이 시즌 두 번째 블론 세이브(세이브 기회를 놓치는 것)를 기록하면서 SK 구원진의 전체 블론 세이브도 10개로 늘었다. 블론 세이브에서는 LG가 12개로 불명예 1위를 달리고 있고 롯데(11개)에 이어 SK는 한화와 함께 공동 3위다.
상위권 세 팀 중 강력한 선발 야구를 펼치는 KIA가 블론 세이브 5개에 불과하고 오승환이라는 확실한 소방수를 보유한 삼성이 6개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SK 계투진은 예년만 못해진 셈이다. 여기에 정우람이 불펜에서 버텨주지 못하면서 마무리 정대현도 덩달아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정대현은 어느새 블론 세이브를 3개나 기록했다.
이같은 정우람의 부진은 너무 잦은 등판으로 인한 피로 누적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계투 요원인 정우람은 올 시즌 선발 투수 게리 글로버(93이닝)에 이어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63⅓이닝을 던졌다. 지난달 12일 정우람은 불펜 투수로는 드물게 규정 이닝을 채워 방어율 1위로 등극한 바 있다. 역설적으로 과도한 이닝을 던졌다는 뜻이다. 등판 수에서도 정우람은 올 시즌 40경기에 출장했다. 팀 경기수(68경기)와 비교하면 채 하루를 못 쉬고 등판한 셈이다.
SK의 선발진마저 구멍이 생겼기 때문에 정우람의 ‘고난의 행군’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