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부모와 자녀, 서로의 짐 터놓고 위로를… 7월 18일부터 ‘목회자와 자녀 세미나’

입력 2011-07-06 19:55


“목회자 자녀로 태어난 것이 그렇게 불만스러웠어요. 세상 것을 좇을 때마다 ‘너 목사님 딸 아니야?’ 하는 양심의 소리가 제일 싫었습니다. 목사인 아버지가 자랑스럽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목회자에게 자녀는 평생 십자가다. 바쁜 목회 일정 때문에 자녀교육은 늘 뒷전이다. 설상가상으로 성도들의 높은 기대감은 어린 자녀들을 고통의 자리로 몰아넣는다. 심지어 아이의 반항과 탈선이 목회 발목을 잡기도 한다.

이런 현실에서 목회자 부모와 자녀를 돕기 위한 세미나가 열린다. 세미나를 기획한 이는 연세중앙교회 윤석전(사진) 목사. 매년 목회자 세미나를 통해 목회 소명과 영적 도전을 제시해온 윤 목사는 목회자 자녀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는 위기의식에 이르렀다. 그래서 지난 1월 준비한 게 ‘목회자와 자녀가 함께하는 세미나’다. 2회 세미나는 오는 18∼21일 경기도 화성 수원흰돌산수양관에서 열린다.

주강사로 나서는 윤 목사는 “아브라함, 이삭, 야곱 등으로 이어지는 이스라엘 민족 역사에서 볼 수 있듯 하나님의 축복은 부모를 통해 자녀에게 이어진다”면서 “안타깝게도 하나님의 축복 속에 태어난 목회자 자녀가 그 축복을 걷어차고 오히려 목회를 방해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깨진 가정이 회복되길 바라는 하나님의 애타는 마음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회 세미나 이후 가족관계가 회복된 사례가 다수 나왔다. 정인아(26)씨는 “부끄럽지만 해준 게 뭐가 있느냐고 목사인 어머니께 대들고 부흥되지 않는 교회를 보면서 비웃기도 했다”면서 “세미나에 참석한 후 어머니의 목회를 방해하면서 교회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내 모습을 봤다. 주님께선 이런 나에게 진심으로 회개할 기회를 주셨다”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방믿음(21·여)씨도 “목회자 자녀라는 이유로 항상 꾹꾹 참아왔기 때문에 부모님은 늘 화풀이의 대상이었다”면서 “세미나에 참석하고 목회자 자녀로서 얼마나 축복받은 존재인지 깨닫게 됐다. 이제 내 삶은 완전히 바뀌게 됐다”고 기뻐했다.

조영춘 춘천 예광침례교회 목사는 “그동안 우리 가족은 겉으로만 가족일 뿐 대화조차 힘든 상황이었다”면서 “세미나를 통해 깨진 가족의 현실을 봤고 영적으로 새롭게 무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참가비는 7만5000원이며, 세면도구와 침구를 준비해야 한다. 접수는 전화나 연세중앙교회 홈페이지로 하면 된다(yonsei.or.kr·02-2680-0114).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