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금도 조립식 예배당, 아름다운 목조건물로 우뚝 서다

입력 2011-07-06 17:42


전남 고흥 거금도의 옥룡화평교회(사진)가 10년 만에 조립식 건물을 벗어나 어엿한 예배당을 마련했다. 지난해 성탄예배 때 장종태(47) 목사가 예배당 건축 계획을 발표한 지 6개월 만이다.

사람들은 당시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지난 2월 초 본보에 장 목사와 성도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보도되면서 꿈은 구체화됐다. 전국 성도들의 성금이 답지해 80여명 성도들을 위한 예배당 건축이 시작된 것.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 총회 소속인 이 교회는 오는 11일 오전 11시 입당 감사예배를 드린다. 장 목사는 “도움을 주신 분들을 일일이 찾아뵙고 인사드려야 하지만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장 목사는 2000년 12월 사모, 어린 두 딸과 함께 마을 중심부에서 400m 떨어진 언덕배기 낡은 빈집에 거처를 마련하고, 그 집에 딸린 창고를 헐어 임시 예배당을 지었다. 하지만 예배당 문을 두드리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장 목사는 논밭으로 찾아다니면서 일손을 거들고 동네 애경사가 나면 제일 먼저 가서 도왔다. 주민들의 마음이 서서히 열렸다. 성탄절과 부활절에 주민 모두 모여 예배를 드리는 변화가 생겼다. 이번엔 예배당이 너무 좁아 주민 모두를 수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겼다. 장 목사와 성도들은 교회 건축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장 목사는 목회자이기 전에 마을의 듬직한 일꾼이다. 농번기엔 능숙한 농부로, 겨울엔 30여 노인들의 점심 밥상을 차린다. 녹동항에서 배를 타고 25분쯤 가면 소록도 옆 거금도가 나온다(061-842-0759).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