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들 여름휴가 어떻게 보낼까?

입력 2011-07-06 14:58

[미션라이프] 휴가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목회자들도 설교 심방 상담 구제 훈련 등으로 지친 몸을 재충전 한다. 휴가기간은 대개 주일을 제외한 4~6일로 선교활동 독서 목회구상 연구 등에 시간을 보낸다. 각 유형별 사례를 살펴본다.

◇목회자에게 휴가는 곧 선교=목회자들은 휴가 때도 선교지로 향한다. 임용화 천안성문교회 목사는 “조기 은퇴 후 몽골선교를 염두하고 있기에 가족과 함께 올 여름 선교지를 둘러 볼 계획”이라면서 “35년 목회 경험상 막연히 쉬는 것은 오히려 더 피로감을 가중 시키더라”고 귀띔했다.

손인웅 서울 덕수교회 목사와 권석원 천안성결교회 목사 역시 선교지를 다녀올 예정이다. 손 목사는 “교인들과 함께 몽골 선교지를 다녀오는 것으로 휴가를 대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 목사도 “빡빡한 교회 여름행사 때문에 여유는 없지만 시간을 내서 선교지 방문하는 것이 내게는 휴가”라고 말했다.

◇조용한 곳에서 가을 목회 구상=기도원과 시골집 병원 등 조용한 곳에서 가을 목회를 구상하는 목회자들도 있다. 이용남 서울 장석교회 목사는 “조용히 기도원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지난 목회를 돌아보고 다음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민경설 광진교회 목사 역시 재충전의 시간을 위해 고향집과 선교지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 목사는 “시골 고향집에 가서 쉬면서 기도도 하고 책도 쓸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홍철 서울 강남의림한방병원 원목은 “질병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일주일간 휴가를 내고 1인실을 사용하면서 침과 뜸 치료를 받으며 목회구상을 하는 목사님도 있다”면서 “병원교회는 영육이 지친 상태에서 휴가도 못가는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을 적극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가를 반납하고 연구하는 목회자=목회 콘텐츠를 알차게 채우고자 ‘열공’에 들어가는 목회자들도 있다. 김영태 청북교회 목사는 휴가기간 다양한 책읽기에 도전할 계획이다. 김 목사는 “매년 여름 휴가지로 떠나기보다 독서를 하며 남은 기간 목회를 설계를 해 왔다”면서 “평소 읽던 신학서적 보다는 일반 베스트셀러 중심으로 독서를 해서 시대의 트랜드를 제대로 읽고 싶다”고 말했다.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는 “매년 휴가 때마다 연구를 위해 미국 하버드대나 프린스턴대 박물관, 청교도 유적지에 갔었다”며 “올해는 장로교100주년을 맞아 영국 에든버러에 가는데 이번 기회에 역사적 현장에서 복음의 뜨거운 야성을 길어 올리고 세계 기독교의 흐름을 읽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휴가 때도 바쁜 미자립교회 목회자=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이 경제적 문제나 사역을 이유로 여름휴가를 반납하기도 한다. 안준호 일산 참포도나무교회 목사는 “야학과 학원 카페운영으로 지역을 섬기기 때문에 휴가는 엄두도 못 낸다”면서 “몸은 힘들지만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일이라 휴가를 반납했다”고 말했다. 김달경 전북 장자도교회 목사는 “여름수련회를 갖고자 섬으로 들어오는 10개 육지교회 성도들을 맞이해야 하기에 꼼짝도 할 수 없다”면서 “9월에나 잠깐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상억 장신대 목회상담학 교수는 “휴식이 없는 목회자의 삶은 마치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와 같다”면서 “사역 중독으로 심각한 상황이 오기 전에 멈출 줄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쉼을 후퇴로 생각하지 말고 향후 어떤 길을 걸어갈 것인지 자기 성찰과 목회 원동력을 기르는 시간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백상현(100sh@kmib.co.kr)·양민경(grieg@kmib.co.kr)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