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절 발언’ 논란 日 부흥상 임명된 지 9일만에 자진 사퇴
입력 2011-07-05 21:56
마쓰모토 류(松本龍·60) 일본 부흥담당상이 5일 각종 실언을 일삼다 임명된 지 9일 만에 사퇴했다.
마쓰모토 부흥담당상은 지난 3일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인 미야기(宮城)현을 방문해 무라이 요시히로(村井嘉浩) 지사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복구와 부흥을 위한) 지혜를 내는 지자체는 돕겠지만 지혜를 내지 못하는 곳은 도울 수 없다”고 말해 논란을 야기했다.
그는 특히 면담에 앞서 무라이 지사가 2∼3분 늦었다는 이유로 악수를 거절한 뒤 아랫사람 대하듯 명령조로 훈계했다.
그는 “손님이 올 때는 지사 자신이 먼저 들어온 다음에 손님을 불러라. 확실히 해라. 알았나?”라고 반말투로 말했다. 도를 넘은 발언은 계속됐다. 그는 회견을 취재하러 온 기자들에게 “조금 전의 말은 오프 더 레코드로 한다. 만약 쓰는 언론이 있다면 끝장내버릴 테다”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게다가 그는 다른 피해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나는 (일본 남부의) 규슈 출신이어서 피해 지역인 도호쿠 지역에 어떤 시가 어떤 현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의 안하무인식 태도와 거만한 언행에 대해 동북 지역 주민과 자치단체들은 피해 지역을 경시하고 모독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자민당 등 야권은 물론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피해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언사”라는 비난이 빗발쳤다. 특히 그동안 간 나오토 총리의 퇴진을 요구해온 야권과 민주당 내 오자와 그룹 및 하토야마 그룹은 이 사건을 계기로 또다시 총리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3대째 세습 의원으로 7선 중의원인 마쓰모토 부흥담당상은 전날까지만 해도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퇴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극구 주장했다. 하지만 여론이 악화되고 정치쟁점으로 비화되자 내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퇴진을 결심하게 됐다.
간 총리는 이날 오후 마쓰모토 후임에 히라노 다쓰오(平野達男·57) 부흥담당 부대신(차관)을 승진, 임명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