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언제까지 웃을 수 있을까… 쿠바서 치료 받고 깜짝 귀국, 반대파들 “권력이양” 압박
입력 2011-07-05 19:08
목소리는 우렁찼으나 외모는 더욱 수척해졌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달 11일 쿠바에서 골반 종양 수술을 받은 지 23일 만에 깜짝 귀국했다고 AP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차베스는 대통령궁 앞에 모인 수천명의 지지자들 앞에서 확신에 찬 목소리로 “우리는 운명을 건 전투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군 훈련복에 붉은색 베레모까지 쓰고 나와 비장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차베스가 이날 귀국한 것은 베네수엘라 독립 200주년을 하루 앞두고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는 정작 국영방송인 VTV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독립 2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할 것 같다”고 밝혔다. 아직 회복이 덜 됐음을 인정한 것이다. 정상적인 차베스였다면 군사 퍼레이드를 포함해 이 애국적 행사의 선두에 있었을 것이라고 AP는 전했다.
차베스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반대파들은 차베스에게 정확한 건강상태를 공개하고 치료기간 동안 권력을 이양하라며 압박하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애덤 아이잭슨 라틴아메리카연구소 분석관은 “베네수엘라인들은 처음으로 ‘포스트 차베스’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