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KB금융 회장 “못난 고대 나와 낙하산 오해 생명보험사 인수에도 관심”

입력 2011-07-05 21:22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5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그간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낙하산 회장’이라는 세간의 시선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했다.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생명보험사 인수에도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어 회장은 이날 서울 태평로 조선호텔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KB금융 회장으로 온 뒤 정부하고 친하니까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이라는 욕을 많이 들었다”며 “정치적으로 관심이 있을 진 모르지만 못난 고려대를 나와서 문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취임 전부터 이명박 대통령 최측근인 데다 같은 대학을 나왔다는 이유로 ‘낙하산 인사 논란’ 등 갖가지 구설에 올랐던 점에 대해 그동안 마음에 담아뒀던 불만을 쏟아낸 것. 그는 “KB금융 회장이 되기 전에 이사회 의장이 두 차례 회장직을 제안했지만 모두 거절했었다”며 “하지만 내가 아무 힘없을 때에도 또다시 부탁했고 취임 이후 실무 및 전략면에서 어떤 경영진에 비해서도 뒤처진다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어 회장의 발언은 세계적인 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재 양성이 중요한데 한국 금융권에선 그러한 리더가 없다는 얘기에서 시작됐다. 그는 “산은금융그룹 강만수 회장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지만 강 회장은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며 “기획재정부 출신인 임영록 KB금융 사장도 차관까지 한 분이라고 하면 해외 은행들이 대단하다고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 사장은 정부나 청와대에서 일체 인사 추천 등 없이 개인적인 능력만을 인정해 내가 모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어 회장은 생명보험사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KB국민카드 분사 등으로 비은행 비중이 20%로 높아졌다”며 “생보사를 추가로 인수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최근 대주주인 ING에 생보사를 팔 것을 제안한 뒤 거절당한 일도 설명했다. 또한 저축은행 인수와 관련해서는 “서민금융에서 출발한 KB금융인 만큼 의미 있다고 생각해 많이 인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금융 인수에는 어떤 식이든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