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등급 카드발급 증가율 A등급 2배 넘어

입력 2011-07-05 18:50


올해 최저 등급에 대한 카드발급 증가율이 최고 등급 고객보다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카드 부실사태가 발생할 경우 서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신용카드사들의 건전성 지표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어 카드 대출 및 발급 등의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신금융협회는 5일 ‘카드발급 증가에 따른 위험분석’ 보고서에서 올 1분기 신용기준 최저 C등급(7∼10등급)에 대한 신용카드 신규 발급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25.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B등급(4∼6등급)의 19.4%, A등급(1∼3등급)의 11.3%를 월등히 앞서는 수치다.

저신용자에 대한 카드발급 증가율 급증은 올해만의 상황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C등급에 대한 카드발급이 전년도보다 39.3%나 급증, B등급(20.3%), A등급(15.5%)을 2배 전후로 웃돌았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C등급에 대한 카드발급 증가율이 커진 것은 2008년 금융위기를 대처하기 위해 정부가 시행한 저신용자에 대한 카드발급 요건 강화정책을 2009년 말부터 다소 완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저신용자의 카드 보유비율이 34.1%로 전체 평균 카드 보유비율(63.7%)보다 상당히 낮아 카드대란 위험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카드사들의 건전성 지표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카드시장의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이날 ‘신용카드 시장의 건전성 진단’ 보고서에서 지난 1분기 신용카드사들의 레버리지(차입)는 자기자본의 4.1배로 1년 전(3.8배)보다 상승했고, 일부 카드사는 레버리지가 7배를 넘는 등 자본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고 밝혔다.

전 연구원은 “지난해 신용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은 4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0.3% 증가하는 등 카드사 간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였다”며 비용부담 요소를 지적하기도 했다.

신용카드 이용 및 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점도 우려했다. 전 연구원은 “레버리지를 이용해 카드론을 늘리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신용카드사의 자본 및 자산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될 위험이 있다”면서 “신용카드 대출의 안정성 저하는 가계신용위험 증가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그는 “신용카드 대출 관리를 강화하고 그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