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본 테크노마트 흔들림… “상하진동 기둥 손상·지반 약화 가능성”

입력 2011-07-05 21:56


전문가들은 테크노마트 프라임센터가 5일 상하로 흔들린 원인에 대해 구조물 일부가 유실됐거나 지반이 내려앉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진단이 실제 상황이라면 건물 전체가 붕괴될 가능성도 있다.

◇“상하 진동은 이례적 현상”=100m가 넘는 고층건물은 종종 바람에 흔들려 좌우 진동에 대비가 돼 있다. 테크노마트 고층부는 1.5m까지 좌우 진동을 견딜 수 있다. 그러나 상하 진동은 얘기가 다르다. 건물이 위아래로 흔들리면 내부 구조물 전체에 충격을 줘 붕괴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테크노마트가 흔들릴 때 서울에 지진, 강풍은 없었다. 건물 주변 발파 공사로 진동이 생길 경우 건물이 동조해 일시적인 진동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테크노마트 주변에서는 발파 공사도 없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건물 자체 결함 가능성을 제기했다. 우선 건물 지지대가 유실됐을 경우다. 박근준 호서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고층건물은 지지대가 층별로 물려 있는데 한 층이 부실하거나 보의 접합 부위가 약해지면 연쇄적으로 층이 내려앉는다”고 말했다.

지반 붕괴 가능성도 제시됐다. 이한선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는 “내부 지반이 어떤 이유에 의해 유실돼 건물 기초가 떠 있을 수 있다”며 “건물이 장시간 하중을 견디다 연약한 지반이 내려앉으면 건물 전체의 구조가 균열되면서 진동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테크노마트가 들어선 구의동 부지는 1994년 착공 당시 모래사장과 쓰레기 하치장으로 방치된 유휴지여서 지반침하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건물 붕괴의 위험성이 제기됐지만 대피 조치는 허술했다. 광진구는 오후 2시 건물 퇴거명령을 내렸지만 프라임센터 측은 오후 2시59분에야 퇴거 방송을 내보냈다. 박홍수 프라임산업 대표이사는 “2차 징후가 없었기 때문에 일시적 현상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그러나 안전을 위해 정밀검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테크노마트는 어떤 건물=테크노마트는 지하 6층, 지상 39층의 복합 전자유통센터다. 대지면적 2만5260㎡, 연면적 25만9731㎡로 98년 3월 완공됐다. 지하철 2호선 강변역 근처에 위치한 유리한 입지, 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 영화관 도입, 전자상품 위주의 구성으로 개장 이후 순식간에 서울 동부 한강변의 랜드마크 빌딩이 됐다. 유동인구는 평일 3만∼4만명, 주말 5만∼6만명이며 상주인원은 3000명 정도다.

테크노마트를 성공시킨 프라임그룹은 서울 신림동 신도림역 주변에 ‘신도림 테크노마트’를 열고 한글과컴퓨터, 동아건설 등을 인수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하지만 무리한 기업 인수로 재무 구조가 악화돼 2008년 신도림 테크노마트 사무동, 지난달 강변 테크노마트 사무동을 매각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