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지역별 ‘투표 결과’ 아예 집계도 안했다
입력 2011-07-05 18:30
한나라당 7·4 전당대회에서 시종일관 논란이 됐던 ‘줄세우기’ ‘오더(Order) 투표’는 실제로 이뤄졌을까. 이 문제를 풀어줄 ‘252개 투표소별 개표 결과’라는 블랙박스가 있지만 한나라당은 파장을 우려해 이를 봉인해 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한나라당은 4일 개표 결과를 발표하면서 현장 대의원을 포함한 선거인단의 후보별 득표 결과와 여론조사 결과만 발표했다. 한나라당은 이번 전대 선거를 중앙선관위에 위탁, 전국 시·군·구 투표소 251개와 전대가 열린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의 투표소 1곳에서 터치스크린 형식으로 실시했다. 이에 따라 투표소별 결과 집계가 가능했지만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후보자 캠프는 물론 당 안팎에선 이 자료가 어느 지역에서 어느 후보가 얼마만큼 득표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블랙박스라며 관심을 기울여 왔다.
전대 선관위 대변인을 맡았던 고승덕 의원은 5일 “결과가 공개될 경우 후보 중에 섭섭하게 생각하는 이가 나올 수 있고 또 줄세우기 시비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당 선관위는 만장일치로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대표가 누가 되든, 어느 최고위원이든 간에 그 자료를 요청할 수 없도록 아예 봉쇄키로 했다”며 “개표 당시에도 광역단위로 할 경우 일부 지역별 지지경향이 드러날 수 있다고 판단해 252개 투표소 결과를 모두 섞은 뒤 이를 다시 12개 함으로 나눠 개표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아예 선관위에 개표 결과를 지역별로 집계하지 않도록 부탁했고, 그 관련 자료도 받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보고받은 홍준표 새 대표도 “이미 지나간 것이니 다 소용없다”며 수긍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