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운명의 날] G20·원전 해외서 잇단 외교적 성과… MB, 이번에도 통할까
입력 2011-07-05 18:25
이명박 대통령은 5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지원을 위한 물밑 행보를 계속했다. 이 대통령은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일정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모두 평창 유치 지원에 할애했다. 지난 3일 새벽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열리는 더반에 도착한 이후 3일째 계속되는 비공개 일정이다. 모든 일정은 청와대 일부 핵심 참모들만 알 정도로 철저한 보안이 유지되고 있다. 청와대 측은 “24시간 평창 유치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만 밝혔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해외 활동에서 상당한 외교적 성과를 거둬왔다. 2009년 9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유치했고, 그해 12월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정부수립 이후 최초로 해외 원전 수주를 성사시켰으며, 지난해 4월 워싱턴에서는 2차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유치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 외국 정상들과도 절친한 관계를 구축해 왔다. 이런 해외 호재를 업고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한때 60%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정치는 잘 못해도 외교만큼은 탁월하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청와대와 평창 유치위 측은 이번 유치전에도 이 대통령의 ‘활약’에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유치위 관계자는 “통상 한국 정상들은 외국 무대에 나가면 점잖은 편이었지만, 이 대통령은 전혀 다른 스타일”이라며 “외국 정상이나 IOC 위원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고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평창 유치 성공이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도움을 주는 과외소득도 기대된다. 치솟는 물가, 김준규 검찰총장의 사퇴,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통해 드러난 친이계의 쇠락 등으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강원도 역시 최근 들어 야당 성향이 강해진 지역으로 꼽힌다. 평창 유치가 성공할 경우 이 대통령에게는 한동안 이 모든 난제를 뛰어넘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더반=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