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잉락 칫나왓 앞날 ‘가시밭길’… ‘레드셔츠’ 지도부 입각 논란

입력 2011-07-05 21:25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여동생 잉락 칫나왓은 태국 역사상 첫 여성 총리 취임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5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반정부 단체인 ‘레드셔츠’ 지도부의 내각 입각 여부를 놓고 푸어타이당 내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도시 빈민층과 농민을 기반으로 한 레드셔츠는 탁신 전 총리의 절대적 지지세력이다. 이들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대규모 거리시위를 벌인 끝에 푸어타이당은 집권 민주당의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로부터 조기총선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잉락은 레드셔츠 지도부의 등용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푸어타이당 지도부는 ‘과격’ 이미지를 가진 이들을 입각시킬 경우 사회통합을 이루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레드셔츠는 지난해 3∼5월 시위 당시 군경과 충돌하면서 92명이 숨진 사건의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자칫 군부나 엘리트층 등 반대파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찻타이파타나당 등 4개 군소 정당들도 연정 참여에 대한 반대급부로 농무부와 관광부 등의 장관직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총선을 겨냥해 푸어타이당이 쏟아낸 각종 선심성 정책들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회의도 커지고 있다. 푸어타이당은 쌀값 보증을 위해 농민에게 신용카드를 지급하는가 하면 학생 100만명에게 태블릿PC를 무상 제공한다는 공약을 내걸었었다. 민주당이 2년 내 최저 임금 25%를 인상한다는 공약에는 ‘40% 인상’ 공약으로 맞받아쳤었다.

블룸버그통신은 푸어타이당의 공약인 최저임금 인상이 인플레이션 위험을 더욱 높이고 금리인상 압박과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국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최근 32개월 동안 최고치인 6월 현재 4.2%를 기록해 위험 수준에 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태국 화폐 바트화 가치도 2008년 이후 계속 오름세다. 태국의 대표적 기업 하나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CEO 리차드 한은 “물가와 바트화 상승은 태국 경제의 이중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