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美軍 주요 작전 목표 탈레반서 알카에다로 이동

입력 2011-07-05 18:16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계획 발표 이후 미국의 아프간 전략 변경이 가시화되고 있다.

우선 아프간 주둔 미군의 주요 작전 타깃이 탈레반 거점인 남부지역에서 알카에다가 활동 중인 동부지역의 파키스탄 접경지역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오는 9월부터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취임하는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아프간 주둔 미군사령관은 4일(현지시간) 카불 사령부에서 AP통신 등과 회견을 갖고 “올 가을부터 좀 더 많은 특수부대, 정보요원, 공중 전력과 정보감시 자산들이 동부지역의 아프간-파키스탄 국경지역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군과 아프간군의 합동 작전이나 헬기를 이용한 소규모 작전들이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부지역이 알카에다의 영향력이 미치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략 변화는 아프간 주둔의 타깃이 탈레반보다는 알카에다에 집중될 것이라는 의미다. 미 행정부는 지난달 말 탈레반과 대화 시작을 모색하는 단계라고 밝혔었다.

미군의 아프간 동부지역에서의 특수작전 확대는 파키스탄과 갈등을 빚을 소지도 적지 않다. 알카에다가 파키스탄 국경을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어 무인 공습이나 소규모 특수부대원들의 잦은 월경(越境)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전략 변경은 아프간 주둔 미군의 전략 목표가 저항세력 소탕작전에서 대테러 소탕작전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군사전문가들을 분석했다. 저항세력 소탕작전은 주로 아프간 민간인 보호를 위해 병력을 투입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으며, 대테러 소탕작전은 알카에다 궤멸을 위한 특수작전이 주요 임무다.

미군의 철군 일정에 따라 지역별 사정과 치안 상황을 고려한 전술·전략의 변화가 예상된다. 퇴임 직전에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2012년 말이나 2013년이 되면 미군은 아프간인들에게 더 많은 책임을 넘기고 엄호 사격을 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면서 “철군 일정에 따라 아프간 전술·전략은 상당히 유동적”이라고 말했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