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사살 진짜 주역은 ‘존’… CIA서 작전 지휘한 인물

입력 2011-07-05 18:16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지난 5월 2일 사살된 직후 언론에는 당시 백악관 상황실의 모습을 담은 사진 한 장이 공개되며 화제를 모았다.

AP통신은 5일(현지시간) “그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상황실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며 이 작전을 지휘한 주인공 ‘존’을 소개했다. ‘존’은 주인공의 중간 이름이다. AP는 미 중앙정보국(CIA) 측과 ‘그의 풀 네임과 경력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한 뒤 그에 대한 기사를 쓸 수 있었다.

존은 2003년 대테러 부서로 이동해 빈 라덴을 쫓는 작전에 참여했다. 이후 오로지 빈 라덴 체포에만 집중했다. 미국이 200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빈 라덴을 잡는 데 실패한 이후 CIA 내부에서조차 ‘포기하자’는 얘기가 나왔지만 존은 포기하지 않았다. 수년을 매달린 끝에 존과 그의 팀은 2007년 말 빈 라덴의 연락책 알 쿠웨이티의 존재를 파악했다. 그리고 3년을 더 추적해 2010년 가을 결정적 전화 통화를 도청했고, 빈 라덴의 은신처로 보이는 수상한 가옥을 찾아냈다. 이들은 그 가옥 주변에 안가를 구했고, 몇 개월간 관찰했다.

존은 마침내 지난 2월 리언 파네타 CIA 국장에게 “80% 확실하다”고 보고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4월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투입을 결정했고, 5월 빈 라덴 제거에 성공했다.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그는 상황실에 있었지만, 카메라 렌즈로부터는 몸을 피했다. 존과 그의 팀의 존재가 외부에 알려진 건 빈 라덴이 사살된 지 이틀 뒤였다. 미 상원 정보청문회에서 파네타 국장은 존에게 브리핑을 맡겼고, 존은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고 한다. 빈 라덴을 잡은 1등 공신은 특수부대나 첨단장비가 아닌 한 사람의 의지의 결과물이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