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에게 듣는다-④ 서진원 신한은행장] “2015년까지 해외영업 비중 10%까지 높이겠다”

입력 2011-07-05 17:59


지난달 14일 서울 태평로 신한은행 본점 은행장 집무실. 취임 6개월을 갓 넘긴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한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지난해 신한은행을 훑고 지나간 일련의 사태로 흐트러진 분위기는 제자리를 찾은 듯했다.

그는 취임 후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신한’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제고시키는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서 행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고객을 중심에 두고 업무에 임했다”며 “올해를 미래를 향한 원년으로 삼고 화합과 단결을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은 단연 돋보이는 경영 실적을 기록 중이다. 올 1분기 현재 자산 규모는 251조원이 넘고 고객도 1900만명에 이른다. 부실 채권은 국내 은행 평균치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도 4조1000억원가량으로 국내 은행 보유분의 10.6%에 불과하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6484억원을 거둬 1위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서 행장의 포부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특히 신한금융 전체 수익 중 현재 3% 정도인 해외 비중을 2015년까지 10%대로 올려놓는 데 신한은행이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해외지사, 법인들이 선전하고 있고 흑자 폭이 커져 매우 고무적”이라며 “앞으로 4년 이내에 해외 비중을 전체 수익의 10%까지 높이겠다”고 말했다. 신한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새 성장 동력으로 적극적인 해외 영업 확장 전략을 취해왔다. 5월 현재 중국 베트남 등 14개국에 법인 10곳과 지점 45곳을 갖췄다.

서 행장은 정부의 가계부채 해소 대책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같은 시기에는 규모 확장보다는 수익성과 건전성을 우선하고 고객에 대한 서비스 질을 높이는 내실 경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 행장은 이에 따라 신한은행의 올해 총자산 증가율 목표를 5% 안팎으로 잡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저축은행 등 은행권 영업 환경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데도 신한은행의 가계 수신은 늘었다고 귀띔했다.

“은행 경영의 기본은 무엇보다 고객 예금입니다. 특히 우량 고객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그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고객 우선 경영 방침이 빛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서 행장은 급증하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경각심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절대적으로 큰 규모이고 낮은 저축률, 금리적용 방식, 원금상환 방식 등을 감안할 때 경제 충격에 취약한 구조”라며 “금리 상승 및 주택가격 하락 시 급격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 부실 저축은행과 우리금융지주 등 인수·합병(M&A) 건에 대해서는 지주사인 신한금융과 뜻을 같이 했다. 향후 3년간은 열심히 자체 성장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로선 여력이 여의치 않다”며 “은행, 카드사 외에 증권, 보험 쪽도 1등 못지않은 4등이 되기 위해 성장 발판을 마련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때 업계 9, 10위권을 맴돌던 신한생명을 짧은 기간에 4위로 도약시키면서 ‘영업통’으로 불리던 서 행장도 취임 후 한 달간은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했다. 신한 사태 이후 은행의 현안 파악뿐 아니라 고객과 시장의 신뢰 강화, 직원들의 자긍심 고취 등 해결해야 할 게 너무 많았기 때문. 하지만 그는 가장 보람된 순간도 취임 후 한 달을 꼽았다. 그는 “뿌리를 잘 가꿔야 입이 무성해진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생각 아래 직원들도 ‘신한 웨이(WAY)’로 대변되는 신한 문화를 원동력으로 생각하고 ‘고객중심’ ‘상호존중’ ‘변화주도’ ‘주인정신’이라는 핵심 가치를 더욱 굳건히 마음에 새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진원 행장은

△1951년 경북 영천 출신 △1969년 계성고 졸업△1974년 고려대 사학과 졸업 △1983년 신한은행 입행, 인력개발실장 , 포항지점장, 인사부장, 개인영업추진본부장, 부행장 △2007년 신한생명 사장 △2010년 12월 31일 신한은행장

대담=배병우 경제부장, 정리=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