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아웃 진두지휘 이상구 엔씨소프트 단장 “흙 속에서 진주 캐내보일것”

입력 2011-07-05 17:31


지난달 30일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만난 이상구(57·사진) 엔씨소프트 단장은 1차 공개 선수 선발(트라이아웃)을 진두지휘하느라 한창 바쁜 모습이었다. 인터뷰 중간에도 계속해서 박동수 스카우트 팀장으로부터 트라이아웃에 대한 보고를 수차례 받을 정도였다.

이 단장은 이번에 실시한 드래프트에 대해 “창단을 승인해 놓고 한국야구위원회에서 선수수급을 해 줘야 하는데 경기를 할 인원수도 못 챙기는 수준”이라며 “흙 속에서 진주를 캐보자는 심정으로 자급자족 차원에서 드래프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부디 각 구단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지금보다 한 명씩 더 차출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단장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구단이 내가 프로야구계에 오래 몸담고 있었기 때문에 뽑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래서 내 역할이 뭔지 잘 알고 있다. 충분한 경험을 가지고 신생구단을 빨리 연착륙시키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1983년부터 2009년까지 27년 동안 롯데에서 프런트(구단 사무국 직원)로 활동하면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단장을 맡았고 작년에는 롯데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할 정도로 프로야구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이 단장은 엔씨소프트의 1군 무대 진출 시기에 대해선 2013년이라고 밝혔다. 그는 “처음 2014년에 1군에 진출할 계획이었지만 빨리 1군에 들어와서 경기를 해야만 나중에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주변의 조언이 많았다”면서 “선수수급이 원활하게 되고, 각 구단에서 한 명씩만 더 주면 2013년에 1군에 들어가겠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앞으로 선임할 초대 감독에 대해선 경험이 많고 좋은 선수를 잘 육성하는 감독을 뽑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이 단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로이스터 감독은 어느 정도 전력이 있는 팀을 맡을 때 최대한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분”이라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창단팀 감독으로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끝으로 “팬들이 엔씨소프트에 실망하지 않도록 잘해서 젊은 단장에게 물려주고 싶다”면서 “퇴직 후에는 창원으로 이사와 엔씨소프트가 야구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마지막 꿈”이라고 말했다.

창원=글·사진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