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관리만 잘해도 ‘빚테크’ 재미 쏠쏠

입력 2011-07-05 17:35


올 하반기 재테크 기상도는 어떨까. 전문가들은 어느 때보다 부채를 철저히 관리하고 제대로 빌려 쓰는 ‘빚테크(빚+재테크)’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은행이 하반기에 1∼2회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 탓에 대출에 대한 금리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핵심인 장기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도 꼼꼼히 체크해 어떤 유형의 대출이 유리한지 따져봐야 한다.

◇대출금리 덜 내는 법=빚테크의 키워드는 금리 부담 최소화다. 예금금리 1% 포인트를 더 받는 것보다 대출금리 1% 포인트를 줄이는 것이 가계에 더 많은 보탬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금리 움직임에 관심을 갖고 신규 대출일 경우 발품을 들여 낮은 금리를 찾아야 한다. 이미 받은 대출의 경우 갈아타기도 고려해야 한다.

3년 이내의 대출이라면 양도성 예금증서(CD) 연동 대출보다는 상대적으로 변동 폭이 작으면서도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잔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대출이 낫다. 하지만 금리 상승추세라고 하더라도 주기적으로 대출을 상환하거나 단기대출을 원할 경우에는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가 유리할 수 있다.

또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대응해 은행들이 내놓고 있는 장기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눈여겨봐야 한다.

국민은행의 ‘KB 장기분할상환 고정금리 모기지론’은 최장 30년까지 빌려 쓸 수 있다. 6억원 이하, 국민주택 규모(85㎡ 이하)의 주택에 한해 최저 연 4.8%(만기 10년)∼5.3%(30년) 금리가 적용된다. 외환은행도 ‘YES 안심전환형 모기지론’을 출시했다. 처음 3년 또는 5년간 고정금리가 적용된다. 이후에는 코픽스 또는 CD 연동 금리로 전환할 수 있다.

◇예금은 어떻게?=예금 상품 선택도 금리 인상 추이를 고려해야 한다. 올해 세 차례나 기준금리가 올랐지만 은행들이 돈 굴릴 곳을 찾지 못하면서 예금금리 인상 속도는 더뎠다. 상반기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연 4% 초중반대를 이어갔다. 하반기에도 이러한 움직임이 지속되면 3개월·6개월 단위의 단기 예금을 가입하고 금리 인상기에 더 나은 조건의 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현명하다는 의견이 많다.

반대로 만기를 아예 1년 이상 길게 가져가거나 주가지수에 연계한 예금상품을 고르는 게 수익률을 높인다는 의견도 있다. 시장이 불확실할 때는 장기투자가 정석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3개월짜리와 1년짜리 정기예금의 금리가 대략 0.5% 포인트 안팎의 차이를 보이는데 한국은행이 두 차례 금리를 올려도 단기 예금과 장기 예금의 금리 차이가 당장 좁혀지기 힘들다는 점도 장기투자에 힘을 실어준다. 여기에다 하반기 물가상승폭이 3%대로 내려갈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고,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고려할 때 연 4% 중반의 정기예금 금리는 낮은 수준이 아니다.

박운목 농협중앙회 강남PB센터장은 “금리 상승기에는 머니마켓펀드(MMF)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단기자금을 운용하다가 높은 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전략이 필요하다”면서도 “하지만 이미 몇 개월 단기 예금과 1년 정기예금 간 금리 차이가 0.5% 이상 나기 때문에 1∼2개월 뒤 기준금리가 올라도 1년짜리가 낫다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