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 구의원’ 직원채용 불만 의장 때려 전치 5주 상해

입력 2011-07-04 19:27

서울 도봉구의회 한나라당 소속 신창용(44) 의원이 지난달 28일 구 의회에서 같은 당 소속 이석기(64) 구의회 의장을 때려 전치 5주의 상해를 입힌 사실이 4일 뒤늦게 알려졌다. 이 의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도봉경찰서에 신 의원을 고소했다. 그러나 신 의원은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기초자치단체 의원의 폭언, 막말, 절도 등에 이어 폭행 시비까지 빚어지자 제재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찰과 구의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구의회 정기회기 둘째 날이었던 지난달 28일 오후 3시20분쯤 신 의원이 구의회 의장실에 술에 취한 채 운동복 차림으로 들어와 말다툼을 벌이다 이 의장의 얼굴과 목 등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찬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은 5분간 이어졌다고 구의회 관계자가 전했다.

신 의원은 구의회 사무국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내가 추천한 사람이 아니라 이 의장이 추천한 사람이 발탁됐다”며 이 의장을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장은 사건 당일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시·군·구의회 의장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고 구의장실로 돌아온 뒤 봉변을 당했다. 이 의장은 사건 직후 병원에 입원해 전치 5주의 진단을 받았다.

이에 따라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8일까지 진행되는 제209회 도봉구의회 정례회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현재 구의회 정례회는 의장 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 의장은 “스무 살이나 어린 신 의원이 아버지뻘인 내게 억울한 마음을 품고 객기를 부렸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도봉서 관계자는 “이 의장은 조사했으나 구의회 일정 때문에 신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더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의견 조율 과정에서 이 의장과 말다툼을 벌인 것은 사실이나 때린 사실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민주노동당 도봉구위원회, 진보신당 도봉구당원협의회, 국민참여당 도봉구위원회는 공동대응 방침을 정하고 신 의원의 사퇴 또는 제명을 촉구할 계획이다. 이들은 5일 서울 도봉구의회 앞에서 신 의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신 의원 제명에 관한 구민 서명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14일에는 서울 지하철 4호선 쌍문역 앞에서 사건 진상규명과 신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