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해병대 총기난사] 휴식 중 내무반에 난사… 소총·수류탄 소지 의문

입력 2011-07-04 18:42

인천 강화군 길상면 선두4리 해병대 2사단 소속 해안경계부대에서 4일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2005년 6월 19일 8명이 사망한 경기도 연천 전방초소(GP) 총기난사 사건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총기를 발사한 김민찬(19) 상병은 경계근무를 수행 중이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김 상병이 어떻게 K-2 소총과 실탄, 수류탄을 갖고 있었는지에 대해 의문이 일고 있다.

4일 오전 11시50분 강화도 남단 경계를 담당하고 있는 해병대 2사단 8연대 1대대 1중대 소대 생활관에서 K-2 난사 사건이 발생할 당시 병사들은 오전 근무를 마친 뒤 점심시간을 앞두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상병이 사용한 K-2 소총에는 통상 실탄 15발을 포함해 공포탄 등 20발이 장착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하게 몇 발이 발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 상병의 소총 난사로 현장에서 2명이 숨졌으며 1명은 현장에서 급히 출동한 의무요원의 응급조치를 받던 중 사망했다. 부상이 심했던 박치현 상병은 강화군 강화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조치를 받고 헬기로 경기도 성남 수도통합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받던 중 사망했다.

해병대는 김 상병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혀내지 못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현재 김 상병은 수류탄 폭발에 의한 파편상을 입은 상태”라며 “정확한 원인은 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병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9일 입대한 김 상병은 그간 문제를 일으킨 기록이 없으며 비교적 착실하게 근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는 김 상병이 생활관에서 소총을 난사한 뒤 생활관에서 떨어져 있는 다른 건물에서 혼자 수류탄을 터트린 것으로 미뤄 자살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병대는 이번 사건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7일에는 강화군 교동도 초소에서 경계근무를 서던 초병들이 민항기를 적기로 오인해 소총을 발사했으며 앞서 15일에는 백령도 해병대 6연대에서 이모 상병이 자신의 개인화기인 K-2 소총 실탄에 맞아 숨진 사건도 발생하는 등 사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