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받은 조현오 경찰청장 인적쇄신 시동… “강남 형사 5∼7년 지나면 전출”

입력 2011-07-04 18:41

조현오 경찰청장은 4일 “서울 강남 지역 외근 형사가 5∼7년간 근무하면 다른 지역으로 보내겠다”고 밝혔다. 단속 대상 유흥업소 등과의 유착 고리를 끊기 위한 조치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의 국회 통과로 경찰이 수사 주체성을 인정받은 시점에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의 시동을 건 것이다.

조 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부정부패와 수사 공정성, 인권 문제 등 국민이 경찰에 대해 우려하는 점을 불식시키는 데 주력하겠다”며 “서울 강남권 3개 경찰서(강남·서초·수서서) 형사과 직원의 누적 근무기간이 5∼7년이 지나면 교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남 지역은 부패 정도가 유독 심해 인적 쇄신의 첫 대상이 됐다. 조 청장은 “최근 내부 투서를 받고 감찰 조사를 했더니 불과 열흘 사이에 강남·서초서 직원 3명이 사건 관련자로부터 향응을 받은 비위로 적발됐다”며 “이번 조치로 강남권에서 물갈이 붐이 조성되면 다른 지역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주 중 변호사, 시민단체, 대학 교수, 민원인 등 경찰에 비판적인 이들을 모시고 간담회를 열어 경찰 수사 발전 방안을 듣겠다”고 덧붙였다.

조 청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검찰이 경찰과 싸워 졌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 불행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김준규 검찰총장의 사퇴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한편 경찰청은 서울행정법원에 경찰청장을 상대로 파면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해 최근 승소한 채수창 전 서울 강북서장에 대해 조만간 항소할 계획이다. 채 전 서장은 지난해 조 청장에 대한 ‘항명 파동’을 일으켜 파면됐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