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열로 불밝히고 바이오 연료로 전력 만들어 쓴다
입력 2011-07-04 18:33
스웨덴산 낙엽송으로 지어진 건물, 조명을 대신하는 선파이프(sun-pipe), 태양열 가로등…. 영국 케임브리지 헌팅턴의 테스코 램지점은 영국 최대 유통기업 테스코그룹이 자랑하는 ‘탄소 제로’ 매장이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방문한 테스코 램지점은 2009년 12월 테스코그룹의 ‘탄소 중립 기업 계획’ 차원에서 최초로 생긴 무탄소 점포다. 테스코그룹은 2050년까지 세계 모든 점포의 탄소 배출량을 ‘0’으로 하는 ‘탄소 중립 기업 계획’을 세우고 무탄소 점포를 늘려가고 있다. 램지점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은 ‘0’이 아니다. 다만 램지점은 바이오 연료로 돌아가는 자체 열병합발전소에서 전력을 생산해 매장 운영에 사용하고 남는 전력은 영국의 전기회사 내셔널 그리드에 판매하고 있다.
램지점 마크 스틸 지점장은 “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새로운 전력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탄소 ‘0’ 매장이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테스코는 이런 무탄소 점포를 영국에만 3곳 세웠다.
램지점은 자체 전력 생산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친환경 정책을 실천하고 있다. 매장 주변 가로등과 신호등은 태양열로 불을 밝히고, 주차장엔 전기차 충전시설이 마련돼 있다. 화장실과 세차장에서 쓰는 물은 지붕에서 받은 빗물로 대신한다.
천장은 반투명 패널이 있어 자연채광을 최대화했고, 햇빛을 거울로 반사해 건물 안까지 끌어들여 조명 대신 쓰는 선파이프 등으로 전력 사용량을 다른 매장보다 30% 이상 줄였다. 스웨덴산 낙엽송으로 만들어진 건물은 철재보다 쉽게 재활용할 수 있다.
테스코의 이런 노력은 소비자에게 환경친화적이라는 점이 부각돼 차로 30분 넘는 거리에서도 일부러 램지점을 찾는 손님이 있을 정도다. 다만 매장을 짓는 비용이 일반 매장보다 30% 정도 많이 든다.
램지점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지역사회와 연계를 강화했다. 매장 주변 지역에서 재배한 채소와 축산물을 판매하면서 운송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을 줄였다. 이는 대형 유통업체와 지역사회의 동반성장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도 평가된다.
케임브리지(영국)=문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