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 해결책은 미국식 뉴딜”… 유럽 전직 대통령·총리 4명 공동 제안
입력 2011-07-04 18:14
유로존 재정위기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미국식 ‘뉴딜’ 정책이 필요하다고 유럽 전직 대통령과 총리들이 제안했다. 무조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보다 미국이 대공황 이후 취했던 뉴딜식 대단위 개발 프로젝트를 실행하자는 것이다.
◇긴축보다는 대대적인 신규 투자=기 베르호트스타트 전 벨기에 총리와 줄리아노 아마토 전 이탈리아 총리, 미셸 로카르 전 프랑스 총리, 조르제 삼파이오 전 포르투갈 대통령 등은 4일자 독일 주간 슈피겔에 실린 기고를 통해 뉴딜식 대단위 개발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이들은 1930년대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대공황을 극복하려고 뉴딜 정책을 통해 대대적으로 인프라에 투자했음을 상기시켰다. 유로존도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긴축에 매달리기보다는 사회기간시설에 신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유럽 전직 국가수반들은 ‘유럽 뉴딜’을 위해 새로운 창구를 만들기보다는 기존 유럽투자은행(EIB)을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자금은 국부펀드와 신흥국 중앙은행으로부터 끌어들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차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로 채권 발행 촉구=베르호트스타트와 아마토는 또 4일자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공동 기고에서 ‘유로 채권’을 발행해 유로존을 구제하자고 촉구했다. 이들은 ‘유로존의 채무를 채권 발행으로 전환해 전 세계에 판매하는 식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장 클로드 융커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 의장의 구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유로 채권 발행이 결코 돈을 찍는 게 아니다”며 “새롭게 투자하는 것이 유로존을 살리고 또 유럽판 뉴딜을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FT는 4일자 논평에서 유로인텔리전스닷컴의 칼럼니스트 볼프강 뮌하우의 말을 인용해 그리스 채권의 차환(이미 발행된 채권을 갚기 위해 새로운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뮌하우는 그리스 문제를 차환으로 풀려는 것은 “폭발물이 가득 찬 길 위의 깡통을 차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