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軍 기강 해이로 총기난사 빚어진 것 아닌가

입력 2011-07-04 18:03

또다시 어처구니없는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졌다. 사건이 터진 곳은 해병대 2사단의 강화도 해안 소초다. 어제 정오 무렵 김모 상병이 생활관(내무반)에서 K-2 소총을 난사해 부사관 등 4명이 사망하고 병사 1명이 부상당했다. 왜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졌는지 군 당국이 진상을 정확히 규명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 게 우선 시급하다고 하겠다.

군의 총기사고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달에도 서해 최북단 백령도 해병 부대와 강원도 철원군 중부전선 모 부대 경계초소에서 총기사고가 연이어 발생해 각각 병사 1명이 숨졌다. 이들 사고는 부주의 또는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번 사태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충격적인 사건이다. 2005년 6월 경기도 연천 최전방 GP에서 발생했던 총기난사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김모 일병은 GP 안에서 수류탄 1발을 던지고 K-1 소총을 난사해 8명을 숨지게 했다. 복무 부적응 상태에서 선임병들의 인격모독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군부대 내에서 되풀이되는 총기사건의 배경은 대부분 이와 무관치 않다. 원만치 못한 인간관계로 인한 군 생활 부적응, 후임병에 대한 선임병의 구타·가혹행위·인격모독 등이 주된 이유다. 그간 사건이 터질 때마다 군 당국은 각종 대책을 내놓았다. 인성검사를 비롯해 구타 근절 등 병영문화 개선에 진력해 왔다. 특히 폐쇄된 병영문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신세대들을 위한 조치도 취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방안들이 형식적으로 흐르지 않았는지 자문해볼 일이다.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사건·사고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던 젊은이들이 희생된 게 안타깝다. 생때같은 자식들을 잃은 부모 마음이야 오죽하랴. 군 당국은 이번 사태에 총체적 책임을 져야 한다. 근본 원인은 군 기강 해이다. 일선 지휘관들의 관리·감독 소홀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총기관리와 근무통제 등 부대 관리를 어떻게 했기에 이런 비극이 벌어졌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군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함께 책임 소재가 명확히 가려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