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차종 어떻게 변화해가나… 승합차 ‘귀하신 몸’ 어려운 교회 발만 ‘동동’

입력 2011-07-04 20:35


교회 승합차가 고가의 독점시장인 데다 중고차까지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목회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교회 특성에 맞는 승합차를 다양하게 선택하기 위해서라도 자동차 제작업체에 요청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승합차 시대를 연 것은 1986년 출시된 현대 그레이스와 기아 베스타다. 이후 토픽, 봉고, 프레지오, 이스타나 등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90년대 중반 이후 가족구성원 변화에 따른 소비자 패턴 변화로 승합차 시장이 점점 줄어들었다는 것. 설상가상으로 중고 승합차가 동남아시아나 중동지역으로 수출되면서 승합차는 귀한 물건이 됐다. 이렇다 보니 2000년 이전 노후 차량이라도 50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 교회가 선택할 수 있는 신차는 현대차의 그랜드 스타렉스 11, 12인용. 가격은 1927만∼2508만원선이다.

승합차가 단종된 것은 그만큼 승합차의 시장성이 떨어졌다는 방증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이 레저활동과 다목적 활용도를 중시하다보니 트렌드가 승합이 아닌 가정용 패밀리카쪽에 있다”면서 “타사가 승합차를 단종시킨 것도 그만큼 시장성이 떨어졌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르노 삼성이나 쉐보레는 해외 모델과 공동으로 플랫폼을 만들기 때문에 국내 시장을 위한 별도의 라인업을 만든다는 게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현대자동차는 스타렉스 라인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고승합차를 해외에 수출하는 이호락 세종무역 사장은 “라오스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와 중동에서 2000년식 이후 스타렉스와 이스타나를 많이 요청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이런 현상이 국내 중고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고 했다.

현재 엔카 기준으로 2000년식 이스타나 15인승은 620만원, 2003년식 프레지오 15인승은 690만원, 2004년식 봉고3 15인승은 1120만원, 2005년식 스타렉스 12인승은 960만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출시된 지 6∼10년 이상 지났지만 신차 가격의 50%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 엔카 임민경 팀장은 “상반기에 가장 많이 등록된 승합차량은 스타렉스로 1만3000대가 등록됐다”면서 “이스타나나 프레지오도 거래가 있지만 그리 활발한 편은 아니다”고 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자 승합차를 리모델링하거나 대체차량을 구매하는 교회가 늘고 있다. 두레자동차 김진용 대표는 “신차에 비해 과거 승합차가 연비도 좋고 승차인원도 많다보니 리모델링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마력수가 적기 때문에 리터당 16∼18㎞의 연비가 나오는 게 신차 구입보다 리모델링을 선호하는 결정적 이유”라고 귀띔했다.

개척 1년차인 박성민 아산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기도회나 심방뿐 아니라 승용차로도 쓰기 위해 최근 그랜드 카니발을 구입했다”면서 “주변 교회들은 가격 때문에 중고 승합차를 구매하는 편이고, 실용성이 높은 그랜드 카니발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임기상 자동차 10년타기운동본부 대표는 “승합차는 단종과 수출에 따른 품귀 현상으로 인해 중고차 가격이 높다”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승합차 소비자들은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자동차 제작사에 직접 요청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상현 이사야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