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D-1] 盧 전대통령 2번 ‘쓴잔’… 푸틴 3번 ‘축배’
입력 2011-07-04 18:22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 순간이 가까워지면서 후보도시 정상들의 발걸음 역시 빨라지고 있다. 정상들은 최근 몇 년간 스포츠 이벤트의 주요 변수로 간주돼 왔으며 이로 인한 정상들의 희비 역시 엇갈리고 있다.
평창은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는 2003년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체코 프라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고건 국무총리가 참석했으나 2차 투표에서 밴쿠버에 패하며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했다. 반면 200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를 베이징에 내줬던 장 크래티앵 캐나다 총리는 유치국의 정상이 되는 데 성공했다.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 때는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노 전 대통령이 과테말라시티로 날아가 부지런히 IOC 위원들을 만났지만 다시 한번 실패의 쓴잔을 마셨다. 당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정상이 한번도 찾지 않았던 과테말라로 날아가 후발 주자 소치를 개최지로 끌어올렸다. 푸틴은 동계올림픽 유치전에 뛰어든 후 직접 스키 타는 모습을 노출하고, 최종 프레젠테이션에도 참여하는 쇼맨십을 선보였다.
푸틴이 총리였던 지난해에는 월드컵 유치전에도 뛰어들어 2018년 월드컵 개최에 결정적 역할을 담당했다. 월드컵 개최지 투표 직전 뇌물 스캔들이 터진 뒤에는 최종 프레젠테이션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러시아에 유리하게 전세를 역전시키기도 했다. 올해 일본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피겨 세계선수권대회가 동일본 대지진으로 취소된 후에도 적극적으로 대회 유치 의사를 밝혀 자국 유치에 성공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전 대통령은 2012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결정 당시 영국 토니 블레어 총리에게 역전패를 당하며 체면을 구겼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역시 2016년 하계올림픽 유치전에서 상처를 입었다. 2009년 개최지 결정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IOC 총회에 참석했으나 1차 투표에서 최하위로 밀려 탈락했다.
더반=김현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