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사의 청와대 반응… “대통령도 말렸는데…” 떨떠름
입력 2011-07-04 18:37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지원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 머물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은 4일 오전 김준규 검찰총장의 사의 발표를 보고받았으나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두우 홍보수석과 함께 보고했지만 이 대통령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표정 변화도 없었다”면서 “이 대통령은 (한국의) 집중호우와 관련, 관계 부처에 연락해 추가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임기(8월 20일)가 얼마 남지 않은 검찰총장의 사퇴에 정치적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11일 오후 귀국한 이후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채 후임 검찰총장 인선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는 이미 후임 검찰총장 인선에 착수한 상태다. 이르면 이 대통령이 귀국한 이후 1주일 내에 후임 검찰총장을 지명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에 대한 청와대 내부 기류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이 대통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국내를 비운 상황에서 사의를 발표했다는 점 등이 이유다. 청와대 관계자는 “내일 모레 죽을 사람이 응급실에서 인공호흡기 떼는 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앞으로 이런 행태는 지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유성식 총리실 공보실장을 통해 “대통령이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현지에 나가 있는 상황에서 사표를 제출하는 것은 공직자로서 도리에 어긋난다”고 유감을 표했다. 김 총리는 이어 “정부 내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국회에서 이뤄진 법률 개정에 대해 합의를 깬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더반=남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