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포용정책 수정하자는 뜻인가”… 손대표 ‘종북’ 발언 비판

입력 2011-07-04 21:57


“원칙 없는 포용정책은 ‘종북(從北)진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발언을 놓고 당내 비판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비주류 측은 이번 기회에 손 대표의 정체성 문제를 부각시키겠다며 쉽게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천정배 최고위원은 4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 이래 포용정책을 줄곧 지켜왔다”며 “손 대표 발언은 포용정책을 수정하자는 뜻인지 분명치 않은 점이 있다.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민주당 내 포용정책을 주장하는 사람들 중에 종북진보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뜻을 보인 것이라면 굉장히 큰 문제”라며 “결과적으로 색깔론을 제기하는 것도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 최고위원은 전날 발족한 비주류 연합체 ‘민주희망 2012’(쇄신연대 후신)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역시 민주희망 2012 소속인 박주선 최고위원은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햇볕정책 원안을 그대로 수행한다고 하면 종북세력인 것처럼 이해하지만 민주당에는 종북세력도, 친북세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명히 말하는데 (손 대표가 말한) ‘원칙 있는 햇볕정책’은 햇볕정책 본질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나온 오해들의 촌극이었다”며 “원칙 있는 햇볕정책은 그냥 햇볕정책이지 원칙이 있거나 없는 햇볕정책으로 나눌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정세균 최고위원은 “불필요한 논란으로 국민들과 민주개혁 진영을 불편하게 하는 일이 없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며 양측의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손 대표 측근들은 “비주류 측이 정략적 차원에서 공연한 논란을 키우고 있다”며 불쾌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편 손 대표는 3박4일 일정으로 중국 방문 길에 올라 오후에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을 면담했다. 그는 동북아 평화와 남북관계 안정을 위한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당부하고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지원도 요청했다.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