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스스로 있는 자’ 앞에서

입력 2011-07-04 17:52


출애굽기 3장 13~15절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나는 누구일까요? 하나님 앞에서 나의 정체성에 대해 성경은 뭐라고 말하고 있는지 아는 것은 분명 의미 있고 복된 일입니다. 우리의 돌아갈 자리는 어디일까요? 오늘 우리는 이스라엘의 구속을 위해 모세에게 나타나신 여호와 하나님의 자기 계시를 살펴봄으로써 이 대답을 함께 찾아보기를 원합니다.

하나님은 스스로 있는 자입니다. 아브라함의 자손을 찾아와 자기 백성을 부르시고 구별하시는 하나님은 모세 앞에서 자기의 이름을 ‘스스로 있는 자’라고 밝히셨습니다. 이는 우리가 스스로 있는 자가 아닌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존재하고 있는 자임을 상대적으로 암시해 주시는 뜻 깊은 말씀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우리 됨이 우리 자신에 의해 존재하는 자들이 아니라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지어져서 이 땅에 살고 있는 자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인생의 길이 자기에게 있지 아니하고 걸음을 지도함이 걷는 자에게 있지 아니하다”(렘 10:23)라는 말씀처럼 우리의 삶은 내가 선택하여 사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분의 섭리 안에서 모든 순간순간이 의미와 목적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의 실존을 찾는 것은 ‘나를 존재케 하시는 자’ 안에서만 가능합니다. 그럴 때 우리의 정체성을 가장 확실하게 찾을 수 있습니다. 내 인생을 주관하시는 스스로 계신 자를 믿고 신뢰하는 자는 그로부터 지혜와 통찰력을 얻게 됩니다. 또한 하나님을 배워가며 알게 되고, 그 생명 안에서 하나님의 형상으로 자라가게 됩니다.

하나님은 ‘너희 조상의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자기를 모세의 조상, 곧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이심을 밝히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하러 오신 것은 백성들 때문이 아니라 조상들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그 조상들 때문에 그의 백성 이스라엘을 구원하고 영광을 나타내시겠다는 것입니다. 모세는 그 자신으로 말미암아 살아온 것이 아닙니다. 그의 생애와 삶의 모든 이유도 그 자신이 아닌 그 조상들과의 약속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자식은 여호와의 기업”(시 127:3)이라는 말씀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우리의 생애와 삶의 이유가 우리 자신에게 있지 않고 우리의 부모와 조상으로 말미암았다는 것은 우리 시대의 빛이 되는 말씀입니다. 성경이 그토록 족보에 집착하고 우리 민족이 이 마지막 시대에 쓰임 받는 동일한 이유가 우리의 뿌리를 알고 중요시하는 사상 때문임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스스로 존재하지 않고 우리의 근본인 조물주와 또 부모로 말미암아 존재하는 실존임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 민족의 정신인 삼강오륜의 삼강(부위자강, 군위신강, 부위부강)은 아비가 아들의 근본이며, 임금이 신하의 근본이며, 남편이 아내의 근본임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근본을 알아야 내가 누군지 알고 근본을 세울 때 내가 세워지고 복을 받는 것임을 성경이 증거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시대의 혼돈은 내가 누구인지를 모르고 나의 나됨의 근본을 망각함에서 오는 것입니다. 모세의 하나님 여호와께서는 그분만이 스스로 있는 자이시요 우리는 그분으로 말미암아 존재하는 자이며, 나아가 우리 조상으로 말미암아 존재하는 피조물임을 가르쳐 주십니다. 그리고 모든 당신의 백성들이 이 진리 안에서 성장하고 자라가기를 원하십니다.

진유식 함께하는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