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성 ‘FX마진거래’ 손본다… 금감원 8월 초부터 현장 점검

입력 2011-07-03 19:14


금융당국이 투기성이 큰 FX마진거래(외환차액거래)를 손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3일 “현행 FX마진거래가 개인투자자 보호에 적합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실태를 점검한 뒤 제도 개선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거래 위험성이 크고 개인투자자의 참여 비중이 높은 만큼 금융투자사들이 투자 권유 시 투자자의 투자 경험이 충분한지, 위험한 거래에 투자할 만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등 자본시장법상 규정 준수 여부를 중점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내달 초부터 FX마진거래를 취급하는 국내 총 24곳 증권·선물사 가운데 거래 규모가 큰 곳을 중심으로 현장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FX마진거래는 소액의 증거금만으로 환변동성이 큰 국가의 통화에 투자하는 선물거래다.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을 비롯해 전 세계 환변동성이 커지면서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 올 들어 3월까지 1516억 달러가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거래량의 3분 1 수준에 육박한다. FX마진거래 대금은 2007년만 해도 765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2008년 4924억 달러로 급격히 늘어났고, 2009년과 2010년에는 각각 4956억 달러와 4638억 달러를 기록했다.

FX마진거래로 수수료 수익이 짭짤하다보니 2008년 자본시장법 시행 후 18개 증권사가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2007년까지는 선물사만 FX마진거래 영업이 가능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FX마진거래에 참여하는 상당수는 개인투자자들이다. 현행법상 개인투자자는 최소 거래대금인 10만 달러의 5%인 5000달러만 증거금으로 내면 20배의 레버리지 거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 대부분이 손실을 보고 있는 실정이다. 금감원이 2009년 실태조사에 나서 확인한 결과 개인투자자 손실액은 2007년 118억원, 2008년 489억원, 2009년에는 5월까지 449억원에 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FX마진거래가 투기성과 위험성이 높아 그대로 내버려두면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며 “권혁세 금감원장도 개인투자자 보호 대목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