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려난 스트로스칸… 佛 대선 출마하나

입력 2011-07-03 22:00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성폭행 혐의 무죄 가능성에 프랑스 정계가 들썩이고 있다. 당장 내년 5월로 다가온 대선 레이스에 그가 미칠 영향이 초미의 관심사다.

프랑스 사회당은 스트로스칸의 대선 출마를 원하고 있으며 그는 재선을 노리고 있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AP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5월 미국 뉴욕에서 성폭행 혐의로 체포되기 전까지 스트로스칸은 사르코지 대통령을 누르고 17년 우파정권을 교체할 사회당의 대표주자였다.

만약 스트로스칸이 무죄로 판명날 경우 사르코지 대통령이 가장 타격을 입게 된다. 스트로스칸이 이번 재판 과정에서 신뢰와 지지뿐 아니라 동정 여론까지 얻었기 때문이다.

전 문화부 장관인 사회당 중진 자크 랑 하원의원은 이날 “무죄가 입증된다면 그가 프랑스 정치에 기여한 열정과 공로를 인정해 그에게 대선 도전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당의 대선 후보 경선 등록마감 시한은 오는 13일이다. 현재 사회당의 가장 유력한 주자인 프랑수아 올랑드는 “마감 시한을 8월 말로 연기해도 문제없다”고 밝혔다. 오는 18일로 예정된 스트로스칸의 재판을 배려한 발언이다. 지난주 대권 도전을 선언한 마르틴 오브리 사회당 대표는 스트로스칸을 위해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사회당 지지자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미국 언론이 스트로스칸을 지나치게 몰아붙였다며 불만이 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그에게 무고한 피해자, 영웅, 박해자 등의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프랑스에서 인기가 예전보다 더 올라갔다”며 “만일 그가 혐의를 완전히 벗는다면 더 큰 대중적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그의 ‘상습적 성추행’이 알려지면서 스트로스칸이 결코 예전과 같은 사회적 위치를 누릴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회당 내부에서도 그의 대선 도전 및 승리 가능성을 의심하는 얘기가 나온다. 재판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고, 그가 출마한다 해도 당선 가능성이 사건 전과 같지 않다는 것이다.

스트라스부르대학의 사회학자인 제럴드 브로너는 “이번 사건으로 국민들은 그동안 잘 몰랐던 스트로스칸의 추잡한 행실을 알게 됐다”고 말해 그의 복귀가 쉽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스트로스칸은 지난 1일 가택연금이 해제됐으나 여권을 법원에 압류당해 미국 내에서만 돌아다닐 수 있다. 미 일부 언론은 스트로스칸에 대한 기소가 기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