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 ‘친구’ 차베스에 “가택연금 판사 석방하라”
입력 2011-07-03 19:04
언어학자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비판적 지식인 노암 촘스키(83)가 그동안 ‘친구’ 사이로 불린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섰다.
촘스키는 3일(현지시간) 차베스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가택연금 중인 판사 마리아 루데스 아피우니를 석방하라”고 요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아피우니 판사는 2009년 통화(通貨) 관련 규정을 위반한 한 기업인을 ‘구속기한이 지났다’며 풀어줬다가 차베스가 보낸 비밀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이 기업인은 석방 뒤 나라 밖으로 달아났다. 차베스는 “예전 같으면 총살감”이라며 판사를 맹비난했었다. 아피우니 판사는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다 지난 2월 자궁암 수술을 받고 가택연금 중이다. 촘스키는 “인도적 관점에서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촘스키는 영국 업저버와의 인터뷰에서도 “베네수엘라의 권력이 지나치게 한곳에 집중돼 있다”며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촘스키의 발언은 그와 차베스와의 관계에 비춰볼 때 예상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차베스는 촘스키를 서방에서 가장 친한 친구 가운데 한 명으로 생각해 왔다. 차베스는 2006년 유엔 연설에서 촘스키의 책 ‘패권인가, 생존인가-미국의 세계 지배 추구’를 흔들며 20세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면 이 책을 꼭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은 베스트셀러가 됐다. 촘스키도 2009년 차베스를 직접 만난 데 이어 최근에는 그의 쾌유를 기원하는 등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다.
권기석 기자